정부, 공정위 앞세워 물가 담합·독과점에 '가격 재결정 명령' 검토

이문경한
10개의 관련 기사

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1일 오후 8:47

발행: 2026년 2월 11일 오후 3:17

요약 생성중...

정부가 체감 물가 부담 해소를 위해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출범시켰다. 재정정책 중심에서 벗어나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담합·독과점 등 시장 구조적 문제를 집중 조사하며,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 사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상반기 동안 불공정거래, 정책지원 부정수급, 유통구조를 집중 점검해 근본적인 물가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체감 물가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도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가 출범했는데요, 이번에는 재정경제부 중심의 기존 접근법과 달리 공정거래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공정위 주병기 위원장이 TF 부의장으로 참여하며, 담합과 독과점 등 시장 구조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20년 가까이 사용되지 않았던 강력한 제재 수단인 '가격 재결정 명령'을 다시 꺼내들 가능성을 시사해 업계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재정정책에서 시장감시로 전환

물가 관리의 중심축이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재정경제부가 세금 감면이나 보조금 지원 같은 재정 정책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려 했는데요, 이번 TF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야전사령관'으로 내세워 근본 원인을 파헤치겠다는 전략입니다. 구윤철 부총리는 TF 첫 회의에서 "불공정과 불신의 요소를 걷어내고 시장에 신뢰를 심어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식 통계상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낮아졌지만, 누적된 인플레이션과 쌀(18.3%), 라면(8.2%) 등 먹거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서민들의 체감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가격 통제를 넘어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잘못된 시장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담합·독과점·부정수급 삼중집중

TF는 상반기 동안 세 가지 축에서 집중 점검에 나섭니다. 첫째는 '불공정거래 점검팀'으로, 공정위 부위원장이 팀장을 맡아 담합이나 독점적 지위 남용이 의심되는 품목을 샅샅이 조사합니다. 이미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시장 집중도가 높은 품목, 원재료 가격 변동과 제품 가격 조정이 맞지 않는 품목을 우선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설탕과 밀가루처럼 과거에도 문제가 제기된 품목은 TF 운영 기간 내내 매주 가격 추이를 관리할 예정입니다.

둘째는 '정책지원 부정수급 점검팀'입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마련한 할당관세나 할인 지원 정책을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경우를 적발하기 위한 조직인데요,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수사 기관에 의뢰할 방침입니다. 마지막으로 '유통구조 점검팀'은 소비자단체와 협력해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이르는 유통 단계별 비용 구조를 분석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입니다.

20년 만의 강수, 가격 재결정 명령

이번 TF의 가장 강력한 카드는 '가격 재결정 명령'입니다. 이 제도는 기업이 담합이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하게 가격을 올렸을 경우, 정부가 과거의 공정했던 가격 수준으로 되돌리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인데요,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 이후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습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이 제도의 적극적 활용 의사를 밝히면서 실질적인 검토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는 단순한 과징금 부과를 넘어 불법으로 올린 가격 자체를 원상복구시키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업계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아울러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 수위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TF는 불공정행위 적발 시 공정위뿐 아니라 관세청, 국세청, 검찰, 경찰 등 모든 수사 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이번 대응이 단기적인 물가 안정을 넘어, 장기적으로 건강한 시장 질서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