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곳에 붙은 '저평가' 꼬리표
한국거래소가 11월 2일 장기간 주가가 기업가치를 밑돌았던 상장사 151곳의 명단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코스피 96곳과 코스닥 55곳으로, 이마트와 현대제철,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한화생명처럼 시가총액 1조 원을 넘는 대기업도 이름을 올렸는데요.
기준이 된 PBR은 시가총액을 장부상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입니다. 1배를 밑돈다면 회사를 정리해 남는 돈이 시장에서 매겨진 몸값보다 크다는 뜻이죠. 공개된 151곳의 평균 PBR은 약 0.25배로, 국내 상장사 평균인 1.8배와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합니다. 거래소는 최근 6개 반기 연속 업종별 하위권에 머문 기업을 골라 매년 5월과 11월 명단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첫날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꼬리표가 붙은 첫 거래일, 시장 반응은 명단 발표 취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151곳 가운데 115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고, 32곳은 하락, 4곳은 보합이었는데요. 현대제철이 11.61% 급등했고 롯데쇼핑이 9.28%, 대한해운이 9.20%, 이마트가 7.09% 올랐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2.24% 오른 5,859.08로 마감했습니다.
배경에는 저평가 매수세와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자리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코스피 기업 87곳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실행한 기업의 PBR 상승률은 평균 29%로 비교 집단의 17%를 웃돌았습니다. 실제로 이마트는 최소 주당배당금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렸고, DB증권과 현대차증권은 40%대 주주환원율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남은 관건은 계획의 이행
명단에 오른 기업 가운데 86곳, 비중으로는 57%가 최근 12개 반기 연속 저평가 상태에 머물렀습니다. 이들은 개선계획을 공시하더라도 내년 5월 공표 대상에서 빠지지 않아, 두 차례 기준선을 넘어야 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실적과 무관하게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두고 망신 주기라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다만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입니다. 151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38조 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의 0.7% 수준이고,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억 원에 못 미치는 기업도 131곳에 달합니다. 결국 주가 차별화는 명단 공개 여부보다 개선계획을 실제로 지키는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거래소는 내년부터 151곳을 대상으로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