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이 다시 꺼낸 보완수사권 논쟁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의 불길이 커지고 있습니다. 촉매는 경찰관인 장윤기의 성범죄 사건이었습니다. 경찰은 장윤기를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성범죄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고, 아버지가 증거를 인멸·훼손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의 허점이 확인됐습니다.
더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용민·박은정 의원 등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모두 없애고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검찰은 공소 제기와 유지에만 전념하게 되는 구조죠.
쏟아지는 우려와 당내 균열
그런데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수사기관 간 권한 조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을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국회에 공식 의견을 냈고,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이석연 위원장은 완전 폐지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고민정 의원은 수사·기소 분리가 신념이 아닌 제도적 선택이어야 한다고 못 박았고, 이소영·박선원 의원 등 친명계 인사들은 숙의 부족을 꼬집었습니다. 임미애 의원도 "농민들 한숨 쉬는데 민주당은 여전히 보완수사권 늪에 빠져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피해자 단체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개 여성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 돼선 안 된다"고 경고했고,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도 "보완수사가 사라지면 어디서 기회를 얻냐"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홍기원 의원은 사회적 약자 사건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예외 허용하는 대안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당대회 앞둔 결단의 시간
민주당 지도부는 폐지를 확고부동한 원칙으로 규정하고 8월 17일 전당대회 이전 처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는 검찰의 기소권·영장청구권 독점이 더 큰 문제라며 폐지의 정당성을 강조합니다.
반면 당내 강경파에서 나온 일부 발언은 논란을 키웠습니다. 범죄 피해자에게 수사 관여 권한을 부여하자는 제안에 "자력구제를 시키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고, 검사가 언론에 알리면 된다는 식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답을 정해놓고 대안을 못 찾는 아무 말 대잔치"라고 꼬집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도 "국민·범죄 피해자가 구더기냐"며 강하게 비판하며 대립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10월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과의 정합성, 그리고 피해자 권리 보장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앞으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