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 뒤집힌 항소심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1심 유죄 판결을 뒤집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23일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이로써 1심에서 부과됐던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2천100만 원이 모두 사라지고, 시장직 상실 위기도 넘기게 됐습니다.
사건의 출발점은 2024년 10월 명태균 씨의 폭로였습니다. 그는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 후보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비용 3천300만 원 중 2천100만 원을 김한정 씨에게 대납받았다고 주장했죠. 오 시장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전면 부인했고, 이후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사건을 인수해 기소에 이르렀습니다.
재판부가 뒤집은 이유
2심 재판부가 주목한 것은 명태균 씨 진술의 신빙성이었습니다. 재판부는 그의 진술이 사실과 추측을 구분하기 어렵고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1심 유죄 판단이 명태균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항소심에서 명태균 씨와 오 시장 측의 통화록이 제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는데요. 통화 기록에는 명태균 씨가 오 시장에 대해 모른다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었고, 재판부는 이것이 진술 신빙성을 크게 낮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보궐선거 전후 오 시장과 김한정 씨 사이 문자 메시지가 5건에 불과하다는 점도 대납 혐의 입증에 부족한 증거로 꼽혔습니다.
이런 판단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명태균 게이트 관련 1·2심 재판 6번 중 4번이 무죄로 결론났는데, 법원은 여론조사를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공유해 왔습니다.
상고심과 정치권의 향방
판결 직후 여야의 반응은 판이했습니다. 민주당은 재판부를 '무죄 자판기'라 비판하며 특검의 상고를 촉구했고, 일부에서는 대법원장 탄핵 요구까지 나왔습니다. 반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정치가 사법부에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을 환영했죠. 오 시장은 사필귀정이라며 서울시정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을 밝혔는데요. 항소심이 10월 말 선고된 만큼 6·3·3 원칙에 따라 내년 1월 말께 상고심 결론이 날 전망입니다.
한편 무죄 선고는 정치 지형에도 변수를 만들고 있습니다. 시장직을 지킨 오 시장은 한국갤럽 호감도 조사에서 보수 정치인 가운데 1위를 기록하는 등 입지가 강화됐고, 장동혁 대표와의 당내 주도권 경쟁, 한동훈 의원과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대비하던 민주당 입장에서는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는데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법리 공방과 정치권 파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