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들이 처음 꺼낸 현장의 목소리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단장 인선을 두고 집단 입장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4월 강수진 전 단장이 12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 두 달 가까이 공석인 자리를 두고, 단원들은 더 이상 참지 않고 예술적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달라고 문체부에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단장이 단순한 명예직이나 행정 상징이 아니라 공연 제작과 레퍼토리 운영, 무용수 성장을 직접 책임지는 실무 최고 책임자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단원들이 요구한 건 발레단 운영의 치열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장 중심의 리더십이었습니다. 특정 인물을 반대하려는 취지가 아니라는 점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SNS에서 시작된 내정설과 장관의 반박
논란의 발단은 이재명 대선 캠프 활동 경력이 있고 직업 발레단 운영 경험이 없는 고령의 무용 전공 교수가 내정됐다는 SNS 소문이었습니다. 이를 접한 단원들의 우려가 커지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직접 SNS에 나서서 해당 인물은 후보 명단에 처음부터 단 한 번도 포함된 적이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최 장관은 인사 시기에 풍문이 난무하는 건 이해하지만, 이번 사안은 정도가 지나쳤다고 비판했습니다.
최 장관은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되풀이하면 사실처럼 믿게 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번 내정설은 백주 대낮의 허상에 불과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는 단원들에게 염려 말고 공연에만 전념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예술 전문성을 둘러싼 물음
이번 파문은 국립발레단이라는 공연 예술 단체에서 현장 경험과 예술적 자격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단원들은 단장 겸 예술감독이 훈련 체계와 제작 과정의 어려움을 알아야 하며, 무용수들의 경력 관리와 창작 환경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실질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명예를 위한 인사가 아닌 현장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입니다.
문체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적임자를 선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용계의 불신을 완전히 해소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인선 결과가 단원들의 요구와 얼마나 맞아떨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