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지원 선언, 통합에 박차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재정·공공기관 이전·산업 유치 등 모든 면에서 “통 큰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6월 지방선거 이전 통합을 당부하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즉시 합의문을 발표했다. 통합 특별법 제정, 균형발전기금 설치, 기존 청사 존치, 기초자치단체 현행 체제 유지 등 6개 항목이 합의됐다. 통합 광역정부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특별시’ 지위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15일께 구체적인 지원 특례를 발표할 예정이며, 민주당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 통과를 추진한다.
왜 지금 통합인가
광주·전남 통합 논의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구체화된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의 적극적 의지가 결정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호남이 민주주의에 기여한 만큼 보상해야 한다”며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충남 통합 특례법(2025년 12월 통과)의 선례를 따라 광주·전남에도 비슷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대전·충남 통합 특례법에 따르면 통합 자치단체는 10년간 최대 88조 7000억 원의 재정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광주·전남도 이에 못지않은 지원이 기대된다. 특히 국세 일부 이양, 보통교부세율 조정,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파격적 특례가 포함될 전망이다. 이는 호남 지역의 경제적 소외를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쟁점과 우려, 그리고 향후 과제
통합이 급물살을 타면서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가장 큰 이슈는 주민 동의 절차다. 이 대통령은 “주민투표와 시·도의회 의결 모두 장점이 있다”며 신속한 추진을 강조했지만,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정치권 주도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도의회 의결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계에서는 통합에 따른 교육자치 변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광주 전교조가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3.3%가 우려감을 표시했다. 특히 “생활권과 무관한 인사 발령”(82.5%)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전교조는 “통합 논의에 교육 주체의 의견을 반영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통합 후 광주와 전남 각 지역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광주시는 재정자립도 하락을 우려하며 국세 이양 등을 요구했고, 전남은 농어촌 지역 소외 방지를 요청했다. 양측은 ‘불이익 배제 원칙’을 특별법에 명문화해 모든 지역이 이전보다 나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균형발전기금 설치, 청사 존치 등이 그 방안이다.
광주·전남 통합은 이제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15일 공청회를 열고 법안을 16일 발의할 예정이다. 이후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를 거쳐 2월 말 통과를 목표로 한다. 법안 통과 후 시·도의회 의결을 거치면 6월 지방선거 전 통합 광역정부가 출범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주민 동의 절차를 어떻게 할지, 교육자치 문제를 어떻게 풀지, 재정 지원 규모를 얼마로 할지 등 구체적 논의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통합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모두의 공감대다. 이재명 정부의 ‘통 큰 지원’ 약속이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질지, 통합이 호남 발전의 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