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담이 두 배로
보유세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세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산세율이 1%로 인상될 경우, 20억원 아파트의 연 재산세는 648만원 가량 늘어나는 등 주택 가격에 따라 세금 폭탄을 맞을 상황입니다. 수도권 1주택 실수요자들은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요, 특히 대출로 고가 주택을 구매한 이른바 '영끌족'과 자산은 많지만 소득이 적은 노년층의 어려움이 가장 클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당장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내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보유세 강화는 곧바로 증세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택 보유자와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이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재산세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상해도 집값 안정 안 돼
흥미로운 점은 보유세 인상이 항상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율 인상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이 추진되었지만, 오히려 서울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상승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한국지방세연구원의 보고서도 공시가격 인상이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기준가격 효과로 인해 가격 인하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겁니다.
보유세 인상은 조세 저항을 야기할 위험도 있습니다. 독일의 사례처럼 재산세 인상 후 이의 신청이 쇄도하는 등 사회적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만으로는 집값 안정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과도한 보유세 인상은 고소득자만 특정 지역에 거주하게 만들어 지위재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알고 보면 OECD 평균보다 높은 부담
대통령실이 보유세가 낮은 편이라고 언급하며 강화 방안을 시사했지만, 실제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 부담은 생각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GDP 대비 자산세 부담률은 한국이 1%로 OECD 36개국 중 12번째로 높은 편에 속합니다. 취득세 등 거래세를 포함하면 OECD 평균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를 보이고 있죠.
이런 높은 부담은 문재인 정부 시절 다주택자 규제 정책으로 인해 보유세와 취득세가 중과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0.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이는 높은 부동산 자산 가치 때문에 낮게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 부동산 시가총액은 7158조 원으로 GDP의 3배를 넘어서는 규모라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겁니다.
정치권의 엇갈린 시각
여당 내에서는 진성준 의원처럼 보다 적극적인 보유세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보유세 인상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아쉬워하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되어 1가구 1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이 과도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진 의원은 집값 안정이 선거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는데요, 단기적인 정치적 부담보다 장기적인 주거 안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정부는 내년 7월 세법 개정안 발표 시점에 세제 개편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로선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을 통해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증가만큼 거래세를 낮춰 전반적인 조세 부담을 균형 있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보유세 인상 논의는 단순히 세금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주거 안정과 경제적 형평성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각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