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기간 중 벌어진 '핵심 표적' 제거
이스라엘군이 지난 13일 하마스의 핵심 지도부를 겨냥한 일련의 공습을 통해 고위 인물들을 차례로 제거했습니다. 이번 작전은 10월 7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표적 타격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가장 먼저 가자시티에서 표적 공습을 받은 라에드 사드는 하마스 무기 생산 및 복원을 총괄하던 인물이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그가 최근 몇 달간 하마스의 군사 조직을 이끌며 휴전 협정을 위반한 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마루안 이사라는 하마스의 2인자로 알려진 인물도 공습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사는 10월 7일 기습 공격의 핵심 계획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공습이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네타냐후 총리와 카츠 국방장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몇 시간 전 가자 남부에서 폭발물로 이스라엘 군인 2명이 부상한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휴전 기간 중에도 지속적으로 테러 공격을 시도했다며, 이번 조치가 노골적인 협정 위반 행위에 대한 상응 보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휴전을 뒤흔든 '위반과 보복'의 악순환
이번 공격으로 인해 지난 10월부터 이어져 온 불안정한 휴전은 더욱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명백한 휴전 합의 위반으로 규탄했지만, 공식적으로 사드나 이사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거나 부인하는 입장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도 하마스는 고위 인사의 사망을 늦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한편 팔레스타인 언론은 차량이 표적 공격을 받아 4명이 사망하고 2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휴전이 발효된 이후에도 충돌은 완전히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총격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386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는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전략과 유사한 패턴입니다. 즉, 상대방의 위반 행위나 군사력 재건 움직임이 포착되면 즉각적인 타격으로 맞대응하는 '상응성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중재자들은 휴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폭력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심화되는 인도주의적 재앙
군사적 충돌과 맞물려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에게 닥친 인도주의적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누세이라트 난민촌을 비롯한 지역에서는 심각한 식량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인도적 지원 물품의 원활한 반입이 제한되면서 많은 난민들이 자선 단체의 일회성 식사 제공에 의존하며 생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지속적인 구호 물자 지원과 휴전 재정착을 촉구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이후 현재까지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5,0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25,000명 이상에 이릅니다. 이러한 막대한 민간인 피해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지속적으로 불러일으키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대한 국제적 정당성 논란까지 더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고민과 팔레스타인 연대의 목소리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시민사회의 반응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과 중재국들은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철수를 포함하는 '2단계' 휴전 이행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무장 해제를 사실상의 항복으로 간주하며 단호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 출신 분석가들도 고위 인사 몇 명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하마스라는 조직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연대 운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팔레스타인인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로 111차 집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과 서안지구 정착민 폭력을 규탄하며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했습니다. 집회에서는 이스라엘 감옥에 23년째 갇힌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의 아들 아랍 바르구티의 음성 메시지도 재생되며, 국제적 관심과 연대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이스라엘의 고강도 표적 타격 전략과 하마스의 저항, 그리고 심각해지는 인도주의 위기 사이에서 휴전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한, 가자지구의 평화는 요원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