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의 그림자, 전세난 속 세입자들의 한숨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가 지역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반면, 중저가 지역과 경기·인천 일대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가운데 전세 시장은 계약 만료와 금리 인상, 매물 부족이 맞물리며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강남은 쉬고 중저가 지역이 뛴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승세를 이끌었던 강남 3구는 상승 폭이 크게 줄어 강남구는 0.1%, 송파구는 1.2%에 그친 반면, 관악구는 9.0%, 동대문구는 7.4%, 동작구는 6.0% 오르는 등 서울 중저가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경기 지역에서도 광명시가 6.9%, 성남시가 5.2%, 하남시가 5.1% 상승하며 수도권 전반으로 상승 물결이 퍼지고 있죠.
이런 흐름은 가격 부담이 커진 핵심 지역 대신 교통과 인프라를 갖춘 외곽으로 수요가 이동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신고가 거래 비중도 영등포구와 동작구, 동대문구 등에서 높게 나타나며 상승세의 중심이 명확히 옮겨간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진입장벽이 낮은 경기 오산, 평택, 인천 검단과 청라 등으로 수요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2 끝난 세입자들, 전세 '3중고'에 울상
매매 시장과 달리 전세 시장은 임차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2년 계약에 2년 갱신을 보장하던 '2+2 전세 계약'이 속속 만료되면서 세입자들은 급등한 보증금과 이자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됐는데요.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6월 셋째 주 기준으로 이미 4.42%를 기록해 지난해 전체 상승률인 3.68%를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전세대출 금리까지 덩달아 올라 주거비 부담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예금은행의 전세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4월 3.81%에서 올해 4월 4.01%로 상승했고, 시중은행 최상단 금리는 6.6%에 달합니다. 더 큰 문제는 계약갱신요구권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6개월 만에 15% 넘게 줄어든 점입니다. 결국 세입자들은 비싼 돈을 들여 전세를 구해야 하는데, 마땅한 집을 찾기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수요는 움직이는데 공급은 막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이유는 공급 측의 문제도 크기 때문입니다. 가구 분화와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세 공급은 더욱 빠듯해지고 있죠.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세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도시생활형 주택이나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 단기적인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집값이 '키 맞추기' 양상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