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뒤 달라진 자산 관리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습니다.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려진 이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모든 국유자산 매각 절차를 멈추고, 향후 추진 계획까지 모두 재검토하도록 한 강력한 조치입니다. 특히 불가피한 매각이 필요한 경우에도 국무총리의 사전 재가를 받도록 해 절차적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지시는 윤석열 정부 시절 본격화된 국유재산 매각 정책이 '헐값 매각'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내려진 것입니다. 대통령실은 국정감사와 언론 보도를 통해 국가 자산이 감정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팔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매각 건수
윤석열 정부는 2022년 8월 '국유재산 매각·활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16조 원 이상의 국유재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국유 부동산 입찰 매각 건수는 2021년 145건에서 2024년 795건으로 약 5.5배나 급증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팔린 국유부동산의 총 감정가는 6404억 원이었지만, 실제 낙찰액은 5065억 원에 그쳐 1339억 원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낙찰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2022년 104.0%였던 낙찰가율은 2024년 77.7%, 2025년 8월 기준 73.9%까지 떨어졌죠. 이는 매각 과정에서 감정가보다 평균 25%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수의계약 중심의 매각 방식
국유재산 매각 방식에도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10억 원 이상 고액 국유재산 1215건 중 무려 93.6%인 1137건이 수의계약으로 처리되었습니다. 금액 기준으로는 96.4%가 경쟁입찰 없이 특정인에게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주당 허영 의원은 "경쟁입찰을 통한 시장 가격 형성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의계약이 반드시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압도적인 비율로 수의계약이 이루어진 것은 국유재산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캠코 측은 공개입찰의 특성상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입니다.
즉각적인 실행과 향후 전망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는 즉각 실행에 옮겨졌습니다. 캠코는 입찰 진행 중인 국유자산 162건에 대한 입찰을 즉시 철회했고, 이 중 매각 건은 29건, 임대(대부) 건은 132건에 달합니다. 특히 감정가 103억 원의 서울 마포구 단독주택을 비롯해 남양주시 와부읍 대지(95억 원), 부산 영도구 대지(3억 원) 등 다수의 고액 자산이 유찰된 상태에서 철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국유자산 관리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기획재정부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확인한 후 추후 입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불필요한 자산 매각을 원칙적으로 자제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도 국무총리의 사전 재가를 받는 등 더 엄격한 절차가 적용될 전망입니다.
정부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와 국민 재산 보호라는 측면에서 이번 조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향후 구체적인 운영 지침과 투명성 확보 방안이 어떻게 마련될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