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보상금 노린 위장 결혼…러시아 '검은 과부' 사기 기승

한네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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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7일 오전 10:33

발행: 2026년 8월 6일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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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서 러시아 내 참전 군인의 전사 보상금을 노린 위장 결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사기꾼들은 취약계층 남성과 신속히 결혼해 수천만 원대 보상금을 독식하며, 군 관계자가 가담한 조직적 범죄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치권은 강력한 법안을 제출하고 단속을 촉구하고 있지만, 전쟁이 만들어낸 구조적 절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근본적인 문제는 남을 전망입니다.

전사 보상금을 노린 위장 결혼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 내부에서 참전 군인의 사망 보상금을 노리는 이른바 '검은 과부' 사기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기꾼들은 전선의 높은 치사율을 악용해 취약한 남성들과 신속하게 법적 부부 관계를 맺은 뒤, 남편이 전사하면 유족 보상금을 독식하는 수법을 쓰고 있는데요. 러시아 정부는 전사자 유족에게 최소 500만 루블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일시금을 지급하며, 법적 배우자가 이를 수령할 최우선 권한을 갖기 때문에 이러한 범죄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 중 하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했습니다. 59세 남성이 22세 연하의 여성과 결혼한 지 이틀 만에 전장에 파견되었고, 곧이어 전사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일면식도 없는 새어머니가 거액의 보상금을 수령한 뒤 갑자기 행방을 감추면서, 혈연 관계를 가진 딸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금전적 피해를 겪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여성은 네 명의 남성과 차례로 결혼해 모두 전사하자 수천만 원을 챙긴 사례도 있었고, 군 병원 간호사가 사망 직전의 부상병 5명과 연달아 혼인 신고를 하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경제난과 전쟁이 만든 비극적 단면

이러한 현상이 기승을 부리는 데는 러시아의 열악한 경제 상황과 전쟁 장기화라는 복합적인 원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방 제재와 물가 상승으로 하위 계층의 생계가 어려워지면서, 일부 여성들에게 사망 보상금은 극단적인 탈출구로 여겨졌습니다. 전사자가 급증하면서 지급되는 보상금 규모 역시 커졌고, 정부가 신병 사기 진작을 위해 결혼을 장려하고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 오히려 범죄의 통로가 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제는 개인의 범죄를 넘어 조직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극동 프리모르스키주에서는 준위와 하사, 군 경리 담당자가 공모해 고아나 취약계층 남성을 위장 결혼시킨 뒤 이들을 위험한 최전방으로 보내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타인의 죽음을 계산에 넣은 채 군 관계자까지 가담한 비인륜적인 범죄가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끊이지 않고 있죠. 톰스크의 한 부동산 중개인이 전사 보상금으로 아파트를 사라고 농담을 했다가 사회봉사형을 선고받는 등, 보상금을 둘러싼 비윤리적 행태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분노와 법적 공백 사이

범죄가 잇따르자 러시아 정치권과 사법부는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자유민주당 의원들은 위장 결혼을 별도 범죄로 규정하고 최고 징역 10년에 처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며, 브랸스크주 법원은 위장 결혼을 무효로 판결하는 등 사법적 판단도 내려졌습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의원은 참전 용사 가족들을 파렴치한 범죄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법적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제가 법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도덕적 해이의 문제로 보고 입법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전쟁이 만들어낸 극단적 빈곤과 절망이 사람들을 비인도적인 선택으로 내모는 구조적 현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러시아가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전쟁으로 인한 사회적 붕괴와 경제적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