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만에 갈아치운 기록
도쿄가 34일 연속 비를 기록하며 1886년 기상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긴 연속 강수 기록을 세웠습니다. 2019년 6월 27일부터 7월 29일까지 이어진 33일 연속 비를 하루 넘어선 겁니다. 9월 21일에는 하루 156㎜의 폭우가 쏟아졌고, 1일부터 28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629㎜로 평년 9월 한 달치의 약 3배에 달했습니다.
비가 이토록 오래 이어진 건 여러 조건이 겹친 결과입니다. 가을장마 전선이 혼슈 동부에 길게 정체한 가운데, 태풍 아타우를 시작으로 방랑, 크로반, 두쥐안, 수리개까지 다섯 차례 태풍이 연달아 수증기를 밀어 넣었습니다. 여기에 인도양에서 형성된 대기 수증기 띠인 이른바 '대기의 강'이 일본 쪽으로 이동한 점, 슈퍼 엘니뇨로 해수면 온도가 오르며 무역풍이 약해진 점도 영향을 줬습니다.
일조시간 반토막, 시민들도 지쳤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햇빛이 사라진 겁니다. 9월 1일부터 27일까지 도쿄의 일조시간은 45.8시간에 그쳐 역대 9월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시내 곳곳에서는 침수와 교통 차단이 이어졌고, 일부 지역은 전력 공급까지 끊겼습니다. 이번 장기 강수로 26명이 다치고 1명이 숨지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나고야와 아이치현 일대도 예외가 아닙니다. 경기 일정 차질이 우려되고, 지바현은 물이 빠지지 않아 복구가 더딘 상황입니다.
태풍 수리개가 남긴 변수
당국은 비가 10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26호 태풍 수리개가 일본 남쪽 해상에서 동진하다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10월 1일쯤 도쿄와 이즈제도 주변 해상에 접근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후 10월 2일에는 동쪽 먼바다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바뀔 전망입니다.
관측 기관은 이번 주 후반부터 비가 줄고 비교적 맑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오랜 비로 지반이 약해진 만큼 적은 비에도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기록 경신 자체보다 그 뒤에 남을 안전 대비가 더 중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