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국민 쇼핑앱’에서 ‘공공의 적’으로…개인정보 유출·노동 문제·규제 역설

이뉴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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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5년 12월 28일 오후 10:25

발행: 2025년 12월 27일 오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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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신뢰를 잃고, 노동 현장의 사망 사고와 불공정 거래, 정치 로비 논란까지 터지며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혔다. 정부와의 갈등은 첨예해졌고, 시민사회는 규탄 집회를 준비 중이다. 쿠팡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사회적 책임 이행 없이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한국 소비자의 삶을 바꾼 '국민 쇼핑앱'이었다. 하지만 최근 3천30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시작으로 노동 착취, 불공정 거래, 정치 로비 논란까지 터지며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정부와의 갈등은 첨예해졌고, 시민사회는 규탄 집회를 준비 중이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기업이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개인정보 유출과 '셀프 조사' 논란

지난달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쿠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유출된 고객 계정은 3천300만 개에 달했지만, 쿠팡은 "전직 직원이 자백했다"며 실제 유출 정보는 3천 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진상 규명에 나섰고, 쿠팡의 독자적인 '셀프 조사'는 법적 절차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쿠팡은 미국 정치권에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미국 기업'임을 내세우는 태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회 청문회에는 김범석 의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불출석해 진상 규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사태의 영향은 실적에도 나타났다. 일간 이용자(DAU)가 106만 명 감소했고, 경쟁사들은 이 틈을 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노동 현장의 죽음과 책임 회피

쿠팡의 물류센터에서는 2020년 이후 과로와 안전 사고로 노동자가 숨지는 일이 반복됐다. 올해만도 산재 사망 사고가 잇따랐지만, 쿠팡은 "개별 사례"라며 책임을 회피해 왔다. 퇴직금 삭감 편법, 노조 탄압 등의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분노한 유족과 시민단체는 12월 29일 쿠팡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134개 단체가 참여하는 이번 집회는 "쿠팡은 노동자의 생명을 비용으로 취급한다"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규제의 역설과 갑질의 그림자

쿠팡의 급성장 뒤에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역설이 자리 잡고 있다. 대형마트는 휴업과 배송 제한으로 발이 묶인 반면, 쿠팡은 규제 없이 신선식품 시장을 장악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탈쿠팡'을 시도해도 마땅한 대체재가 없어 곤란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쿠팡이 막강한 시장 지위를 남용해 출판사, 배송업체, 입점 업체에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상생을 외치며 악질적 재계약을 강요한다"고 성토했다. 쿠팡은 대관 업무 팀 100명 규모의 로비 조직을 운영하며 정치권과 유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규제가 오히려 독점을 키우고, 독점이 갑질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이제 한국 사회와 진정한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할 기로에 서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노동 환경 개선,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 없이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 혁신이 파트너와 사회를 짓누르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