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50곳,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다
코스닥 시장이 거래 절벽과 상장폐지 위기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중순 코스닥 거래대금은 4조 6천억 원대로 떨어져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올해 들어 사이드카가 22차례, 서킷브레이커가 3차례 발동될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지만 투자 심리는 되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유동성 위축은 상장사의 생존을 직접 위협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200억 원 미만인 기업이 206곳, 주가 1천 원 미만 동전주가 149곳으로 집계되었는데요. 30거래일 연속 해당 기준에 머무르면 관리종목 지정은 물론 상장폐지까지 갈 수 있어 약 350곳의 기업이 위험권에 놓여 있습니다. 소형주 중심으로 가격 방어 능력이 약화되면서 자본 잠식 상태에 놓인 기업들은 신속한 대응 없이는 상장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승강제와 펀드로 맞서는 정부
정부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승강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장 내 기업들을 일정 기준에 따라 세그먼트로 나누어 차등 관리하는 방식인데요. 여기에 연기금 운용 벤치마크에 코스닥 비중을 반영하고,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비상장 투자부터 기업공개, 상장 이후까지 전 주기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확대하고 개인 중심의 수급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단기간에 가시적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쌓인 지 오래인 만큼, 제도 개선이 실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시장은 여전히 신중한 시선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승강제 도입이 오히려 일부 프리미엄 기업에만 자금을 집중시켜 소외 기업과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또한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가 코스닥으로의 자금 유입보다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 직접 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코스닥이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창윤 지엘리서치 대표는 정책의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시장이 체감할 만한 구체적인 성과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장기적인 자금 유입과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한 투자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거래 절벽과 수급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