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절반이 '재계약'…이사 대신 눌러 앉는 세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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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23일 오전 10:22

발행: 2026년 3월 23일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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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의 절반 가까이가 기존 세입자의 갱신 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신규 매물이 뚝 끊기고, 전셋값 상승과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세입자들은 이사보다 재계약을 선택 중이다. 전세 매물은 급감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이 같은 주거 시장의 ‘굳어짐’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의 절반 가까이가 기존 세입자가 같은 집에 머무르는 '갱신 계약'으로 체결되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그 비중은 48.2%를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평균보다 7%포인트나 뛴 수치입니다. 특히 3월에는 51.8%로 신규 계약을 추월하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통계 변화를 넘어, 주거 시장의 흐름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세입자들이 새집을 찾아 이사 가는 대신, 보증금을 올리거나 월세를 더 내면서라도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눌러앉는 선택을 하고 있는 거죠.

누가, 어디서 재계약을 하나?

갱신 계약 증가 현상은 서울 전역에서 두드러지지만, 지역별로 그 강도는 확연히 다릅니다.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인 곳은 중랑구로, 무려 70.5%에 달합니다. 영등포구(62.7%), 강동구(59.9%), 성북구(59.5%)도 높은 갱신률을 보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강남, 서초, 송파구로 대표되는 강남 3구 역시 50%를 넘어섰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고가 주택지에서도 세입자들의 이사 부담이 커지고, 신규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졌음을 반영합니다. 계약 형태를 보면, 전세 계약의 갱신 비중(52.3%)이 월세(43.7%)보다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왜 모두가 움직이기를 꺼리나?

세입자들이 발이 묶인 데는 몇 가지 뚜렷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첫째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신규 매물 공급 자체가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매수 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면서 갭투자 수요가 사라졌고, 이는 전세나 월세로 내놓을 새 집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둘째는 전셋값 자체의 지속적인 상승입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꾸준히 오르며 누적 상승률이 1.30%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배가 넘는 속도입니다. 새로 집을 구하면 더 비싼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는 전세자금대출 규제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이사할 보증금을 마련하기가 훨씬 어려워졌고, 이 역시 세입자들을 현재의 집에 붙들어 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풀리지 않는 매듭, 앞으로는?

이런 흐름은 단기간에 쉽게 바뀌지 않을 전망입니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세 매물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 전체 전세 매물은 한 달 전보다 9.3% 감소한 1만 7천여 건에 불과합니다. 노원구 월계동의 대단지 아파트나 강북구 미아동의 단지처럼 3천 세대가 넘는 곳에서 전세 매물이 0건인 충격적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공급이 이렇게 줄어드니, 움직일 수 있는 사람조차 선택의 여지가 극히 제한되는 거죠. 전문가들은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면 매물 정리 과정에서 전세 공급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또한, 보유세 부담 증가가 임대인에게 전가되어 전세금이나 월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사는 무슨, 갱신권이라도 써야지’라는 세입자의 한탄은 당분간 서울 주거 시장의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