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협을 빠져나온 한국 선박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됐던 한국 선박 26척 중 23척이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탈출이 본격화되면서 위기감은 크게 해소됐습니다. 국제해사기구에 따르면 전쟁 기간 세계 각국 선박 40여 척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14명이 사망했으나, 한국 선원 인명 피해는 다행히 없었습니다. 현재 해협 내에는 수리 중인 선박 등 3척과 한국인 선원 43명만 남아 있으며,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등 한국으로 향하는 선박 3척이 순항 중입니다.
남은 선박들의 이탈 변수
남은 3척의 완전한 이탈은 시간과 안보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HMM 나무호는 지난달 피격 사고로 두바이항에서 수리 중이며 다음 달 중순 출항이 예상됩니다. 나머지 2척도 선적 일정을 마치는 대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란의 상선 공격과 미국의 보복 공습으로 긴장이 재점화되면서 통항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24시간 종합상황실을 가동하며 선원들의 식량 지원과 심리 상담을 이어가는 등 끝까지 상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K-조선이 짚어야 할 생애주기 관리
이번 호르무즈 사태는 한국 조선업에 중요한 과제를 던져주었습니다. 한국 조선업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박 건조 이후의 유지 및 보수, 이른바 MRO 분야에서는 여전히 외산 의존도가 높고 체계적인 서비스망이 부족합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단순한 건조를 넘어 선박의 생애주기 관리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디지털 트윈과 AI 기반의 스마트 관리 체계를 도입해 최고의 건조사를 넘어 최고의 관리사로 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