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m 상어가 만든 '천연 아쿠아리움'
지난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3m가 넘는 상어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로 추정했는데요. 몸길이 33.5m, 무게 250300kg에 달하는 개체입니다.
소식이 SNS로 퍼지면서 공원은 사흘째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상어가 5~15분마다 수면 위로 등지느러미를 드러낼 때마다 난간과 다리 위에서 탄성이 터졌죠. 주차장은 만차가 됐고 푸드트럭까지 등장했으며, 인근 카페는 재고가 동나 사과문을 올릴 정도였습니다.
안전 관리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해경은 처음엔 상어를 바다로 유도하려 했지만, 자극하면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는 수산과학원 권고에 따라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대신 다리 출입을 통제하고 난간에 기대거나 올라타지 말라는 안내 방송을 반복했습니다.
왜 부산 앞바다에 나타났나
상어 출몰의 배경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이 꼽힙니다. 올해 4~6월 동해안에서 목격된 대형 상어는 46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보다 3.8배 늘었습니다. 동해안 평균 표층 수온도 16.3도로 1년 전보다 1.9도 올랐습니다.
난류성 어류가 늘면서 먹잇감을 좇아 상어가 연안까지 들어왔다는 분석입니다. 부산시장은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안전을 당국이 책임지겠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건 60년 전 일과의 닮은꼴입니다. 1964년 해운대에는 200살로 추정되는 바다거북이 나타나 150개의 알을 낳고 떠났고, 3만여 시민이 모여 노잣돈을 걷었다고 합니다. 이후 해운대가 국내 대표 피서지로 성장한 만큼, 이번 상어도 부산 해양 관광의 새 상징이 될지 주목됩니다.
'아기상어' 주가까지 들썩
상어 특수는 지역 상권을 넘어 증시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상어 소식이 확산되자 '아기상어'로 유명한 더핑크퐁컴퍼니 주가가 하루 8~10%대 급등했습니다. 실적과 무관하게 이슈만으로 움직이는 이른바 '밈 테마주' 현상입니다.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형 상어가 사람들로 붐비는 수로에 머무는 만큼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상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가지 못할 경우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으로 부산 연안의 대형 상어 목격이 앞으로 더 잦아질 것으로 봅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안전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