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가 비서가 되는 순간
카카오가 카카오톡 안에 범용 AI 어시스턴트를 넣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3일 개발자 콘퍼런스 'IF 카카오'에서 공개한 '카나나 스페이스'가 그 주인공인데요.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스와이프하면 캐릭터 '라이언'이 등장해 메시지 전송, 일정 관리, 웹 검색, 설정 변경 같은 일을 대신 처리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대화가 곧 주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점심시간에 "춘식이 쌀국수 판교점에서 사무실로 주문할까요"라고 먼저 물어보고, 배달비와 예상 도착 시간까지 알려준 뒤 실제 결제까지 마무리하는 장면이 시연됐죠. 메뉴를 찾고 앱을 옮겨 다니던 과정이 통째로 생략되는 셈입니다.
수천만 명이 동시에 써도
카카오가 강조한 건 규모입니다. 국민 메신저인 만큼 동시 접속자가 수천만 명에 달하는데, 단순한 작업은 스마트폰 안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가 맡고, 중간 단계는 서버의 경량 모델이, 복잡한 작업은 고성능 모델이 나눠 맡는 구조를 택했습니다.
기능은 주문을 넘어 선물, 예약, 송금까지 넓어집니다. 12월부터 베타 테스트에 들어가고, PC용 AI 비서 '칸바스'와 과거 대화·취향을 기억해 답변하는 '프로젝트 모자이크'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파트너와 이용자가 직접 만든 에이전트까지 하나의 익숙한 인터페이스에 연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편리함 뒤에 남는 질문
관건은 신뢰입니다. 같은 시기 "싼 표 대신 비싼 표를 예약한다면"이라는 문제 제기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인데요. AI가 권하는 선택지가 이용자에게 유리한지, 아니면 플랫폼 수익에 유리한지를 이용자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편의가 커질수록 판단을 맡기는 범위도 넓어집니다. 결국 카나나 스페이스가 자리 잡으려면 똑똑한 기능만큼이나, 왜 그 선택을 권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투명성이 함께 갖춰져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