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 '쿠팡 차별' 보고서와 파장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쿠팡 대응을 '차별적 공격'으로 규정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한미 간 통상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일 공개된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쿠팡아이엔씨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괴롭힘을 가했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데요. 보고서는 쿠팡 시가총액이 40% 이상 폭락했고 향후 10년간 미국에 5천억 달러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했습니다.
이에 백악관까지 가세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쿠팡이 이재명 정부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쿠팡의 강력한 로비와 의회의 보호무역 기조가 맞물리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분위기입니다.
3,379만 명 유출, 정당한 책임 추궁인가
우리 정부와 여당은 이번 보고서가 객관적 근거 없이 쿠팡의 일방적 주장만을 담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3,379만 명에 달하는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중대한 사안에 대해 기업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장윤미 대변인은 국회 청문회와 정부 조사가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며 국적에 따른 차별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대응 방식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번 사태를 한미 통상 질서 파탄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과 일자리에 심각한 피해가 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처럼 여야는 사안의 본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정치적 공방이 심화되는 양상입니다.
한미 안보협상 교묘한 변수로
이번 논란이 단순한 기업 규제 문제를 넘어 한미 안보 협력까지 파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해당 사안이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원자력 협정 개정을 논의하는 한미 안보협의 일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측이 쿠팡 문제를 빌미로 원자력 협의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잘못된 사실관계를 미국 정부와 의회에 지속적으로 바로잡아 양국 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 의회와 행정부가 쿠팡의 주장에 기울고 있는 상황이라 기존과는 다른 획기적인 외교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본질적 문제와 한미 동맹이라는 외교적 현안 사이에서 정부의 균형 잡힌 대응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