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한 달 넘게 화제를 모은 흑상어 부캉이가 이틀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해양수산부는 22일 오전 8시부터 24일 오전까지 수로 안팎을 살폈지만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부캉이는 1차 차단망을 통과해 2차 그물 앞 30미터에서 40미터 사이 구간에서 유영했고, 당국은 1차 차단망을 열어 스스로 외해로 나가도록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같은 시기 북항 인근에서는 기름 유출도 잇따랐습니다. 23일 정오께 마리나브릿지 출구 인근에서 가로 10미터, 세로 30미터 규모의 기름띠가 발견됐고, 부산항대교 부근에서도 80미터짜리 유막이 신고돼 해경이 방제에 나섰습니다. 부캉이의 행방과 기름 유출의 직접적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170만 명을 부른 이름
부캉이는 지난 18일 인공수로에 처음 나타난 뒤 부산의 대표 명물로 떠올랐습니다. 방문객 집계가 시작된 19일부터 23일까지 북항친수공원을 찾은 사람은 누적 171만5800명에 이릅니다. 불과 얼마 전 주말 하루 평균 방문객이 2천 명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인데요. 목격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웹사이트까지 등장했고, 부산시는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습니다. 판다 푸바오와 늑대 늑구처럼 동물을 향한 팬덤이 형성된 사례와도 닮아 있습니다. 이름이 붙은 동물은 관람 대상이 아니라 응원의 대상이 된다는 겁니다. 서울대 곽금주 명예교수는 동물의 무해함과 순수함이 각박한 삶 속에서 안정감과 힐링을 준다고 해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상 적응'에 무게
전문가들은 부캉이가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 행동으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수로 수심이 평균 3미터로 얕아 그동안 잠영이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정상적인 유영 패턴을 되찾았다는 설명입니다. 김현우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부캉이가 수로 벽면을 따라 이동하며 잠영 시간이 길어지고 있고, 외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 결국 수로 밖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는 아직 멀리 가지 않았을 수 있으며 일주일 안에 주변에서 다시 출몰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기름 냄새가 예민한 후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있지만, 넓은 바다로 나간 만큼 회피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위치추적기가 없어 수면 위로 올라올 때만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당국의 관찰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당국은 부캉이가 스스로 외해로 나가기를 기다리면서 수질 조사와 방제 작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