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돌파, 세계 곳곳 시위로 번진 연료 쇼크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중동 공급 차질과 리비아 송유관 중단이 겹치며 브렌트유는 108.75달러까지 올랐는데요.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을 밀어 올린 겁니다.
시리아는 디젤 40%, 휘발유 28% 인상을 발표하자 8개 주에서 시위가 터졌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휘발유 배급제에 반대하는 택시 기사와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고, 필리핀 운송 노동자들은 유류세 폐지와 보조금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프랑스와 포르투갈에서도 유류 창고 봉쇄와 저속 운행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한국은 최고가격제로 눌렀지만
한국은 석유 최고가격제로 휘발유 가격이 17주 연속 하락해 L당 1858.57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20%가량 급등해 배럴당 141.15달러에 달했습니다. 국제 가격과 국내 가격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10차 최고가격을 동결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미반영 인상 요인이 누적돼 10월에는 L당 1900원 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11월부터는 사우디산 원유 수급 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어 압력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부작용도 나타납니다. 가격이 묶이면서 7월 휘발유 소비량은 886만 배럴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정유사 손실 보전은 아직 0원입니다. 원가 인정 범위를 둘러싼 100여 개 쟁점과 내수, 수출 물량 구분 문제로 정산이 지연됐고, 정부는 4조 2000억 원 예비비를 연내 집행하기 위해 12월까지 첫 정산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가격 인상과 보조금 사이 딜레마
각국 정부는 연료 가격을 올리면 민심이 이반되고, 보조금을 늘리면 재정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는 보조금 대상 조정과 추가 지원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LNG 부족으로 정전과 의류공장 가동 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호주국립대 사나 자프리 강사는 개발도상국의 재정 여력 고갈이 세계 금융시장의 시스템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율이 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유가 불안이 경제를 넘어 정치 지형까지 흔드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