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에 흔들리는 석유 최고가격제, 출구 전략 과제로

한에I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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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7일 오후 9:02

발행: 2026년 9월 17일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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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와 수송로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한국의 석유 최고가격제가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국내 기름값과 물가를 잡는 효과는 있었지만 정유사 손실 보전에 올해만 5조 6,000억 원 이상이 투입됐고, 가격 신호 차단으로 과소비 우려도 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장 가격을 통한 수요 관리와 저소득층 직접 지원으로의 전환을 제안합니다.

국제유가 다시 100달러대, 공급망 흔든 중동 변수

중동 전쟁 장기화와 수송로 불안이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송유관이 친이란 민병대 공격으로 멈췄고,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면서 원유 수출 경로가 흔들린 겁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었고, 두바이유는 120달러대를 유지했으며 싱가포르 경유 도매가는 2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상하이 원유 선물도 배럴당 129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사우디는 오만 소하르항 앞바다에서 선박 간 원유를 옮겨 싣는 방식으로 수출길을 바꿨습니다. 유조선의 위성항법장치를 끄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조치인데요. 후티가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은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유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군사적 긴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급망 불안이 가격을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진 셈입니다.

국내 기름값 안정 뒤에 쌓인 재정 부담

한국은 지난 3월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로 국내 주유소 가격을 억제해 왔습니다. 국제유가가 급등해도 휘발유는 리터당 1,800원 후반에서 1,900원 초반, 경유는 1,899원 안팎을 유지했죠. 산업통상부는 이 제도가 3월부터 8월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평균 0.6%포인트 낮춘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안정의 대가는 만만치 않습니다. 정부는 2·3분기 손실 정산을 위해 4조 2,000억 원의 목적예비비를 투입했고, 4분기 대비 1조 4,497억 원을 추가 편성해 올해만 5조 6,000억 원 이상을 정유사 손실 보전에 썼습니다. 정유사가 떠안은 기회손실도 5조 원을 넘습니다. 가격을 누르는 동안 재정과 정유사 양쪽에 부담이 쌓인 겁니다.

출구 전략, 수요 관리와 저소득층 지원으로

문제는 이 제도를 언제,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입니다. 가격 통제가 길어지면 소비자가 석유 사용을 줄일 유인이 약해집니다. 휘발유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0.2에서 -0.3 안팎으로, 가격이 10% 오르면 수요가 2~3% 줄어드는 관계가 확인됐는데 최고가격제가 이 신호를 막고 있는 겁니다. 지난 7월 휘발유 소비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제도를 갑자기 해제할 경우 물가 충격이 커질까 봐 출구 전략을 늦추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가격 안정을 밝혔고, 오는 18일 10차 최고가격 동결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전문가들은 시장 가격을 통한 수요 관리와 저소득층 직접 지원으로의 전환을 조언합니다. 결국 관건은 물가 충격을 줄이면서 시장 기능을 되살리는 속도 조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