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앞에서 터진 드론 격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이슬람 최대 성지인 메카 남쪽 상공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을 격추했습니다. 사우디 방공망은 드론이 메카 상공 금지공역에 들어오기 전에 요격했다고 밝혔는데요. 연합군 대변인은 이를 후티의 두 번째 메카 공격 시도로 규정했습니다. 2017년 7월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다시 나온 시도라는 겁니다.
사우디 민방위국은 메카와 제다, 타이프에 공습 경보를 내렸습니다. 메카 지역에 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입니다. 사우디 측은 양대 성지와 순례객의 안전을 타협할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선언하고 필요한 억제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반대로 후티는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정치국 관계자는 메카를 겨냥했다는 주장이 이전에도 나온 식상한 거짓말이라며 부인했는데요. 이슬람 수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입장에서 성지 공격 주장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휴전 무산 이후 최악의 충돌
긴장은 이미 한계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후티는 예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며 사우디 공군기지를 공격했고, 사우디는 이란 연계 무장세력의 공격이 일주일째 이어지자 여러 도시에 안보 경보를 내렸습니다. 2022년 7월 휴전 협정이 깨진 뒤 가장 치명적인 충돌로 기록되는 상황입니다.
쟁점은 홍해 바브 알만다브 해협의 통제권입니다. 후티가 홍해 연안 일부를 장악하면서 세계 주요 해상 운송로가 흔들리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홍해로 원유를 수출하는 사우디로서는 수출 자체가 위협받는 구조입니다.
유가를 밀어 올린 복합 위기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공방까지 겹쳤습니다. 미군이 무인 수상정 나포를 시도한 이란 어선을 공격해 파괴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유조선이 기뢰에 부딪혀 폭발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 지원 거절 이후 이집트를 찾아 홍해 항행 안전을 위한 공동 대응에 합의했습니다. 카타르는 홍해까지 막히면 재앙이 될 것이라며 대화와 중재를 강조했죠. 사우디와 리비아의 유전 가동 중단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는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성지 앞 드론 한 대가 에너지 시장과 역내 질서를 함께 흔드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