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하루 만에 무산된 TV 토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의원의 공개 토론이 성사 하루 만에 무산됐습니다. 한 의원이 지난 16일 민주당 의원 누구라도 좋으니 국민 앞에서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검사 출신인 이 의원이 화답하면서 오는 22일 오후 5시 JTBC에서 대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의원은 20년간의 검사 생활과 대장동 사건 변호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정치검찰을 앞세워 조작 기소를 주도한 책임자라고 판단했기에 그 책임을 국민 앞에서 묻고자 토론에 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이 의원이 돌연 불참을 선언하면서 상황은 급반되었습니다.
최고위원 선거를 앞둔 이 의원은 당원 동지들의 뜻과 우려를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 의원은 이 의원이 토론에서 밀릴 것을 우려해 도망갔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모든 조건을 양보한 상대에게 사과의 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내포된 쟁점
한 의원이 집중 비판한 것은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포함된 조항의 문제점이었습니다. 현행법상 경찰이 긴급체포한 피의자에 대해 12시간 이내에 검사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석방해야 합니다. 이 절차가 시민의 인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벨트라는 게 한 의원의 주장입니다.
민주당의 개정안은 이 승인 절차를 사실상 무력화해 경찰의 영장 없는 긴급체포를 무제한 허용한다는 게 핵심 지적입니다. 한 의원은 견제 장치가 사라지면 체포권 남용이 필연적이라며 피해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이 의원은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남겨 경찰을 견제하는 방식은 답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그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수사 결과를 인사 평정에 반영하는 등 시스템 개선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정치권으로 확산된 보완수사권 논쟁
이번 일은 단순한 개인 간 설전을 넘어 정치권 전체로 확산됐습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 의원의 개혁안 제안을 이재명 대통령 무죄화를 위한 논점 흐리기 시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두 의원이 사법연수원 19기와 27기 출신의 검찰 선후배라는 점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 의원은 토론이 무산되더라도 방송사 측에 민주당 입장에서 질문해준다면 국민 앞에서 직접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보완수사권 폐지 논쟁은 검찰 개혁 방향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으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