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처럼 보이는 시험장의 신종 부정행위
AI 안경을 이용해 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시도한 40대 남성이 국내 처음으로 사법 처리되었습니다. 광주지검은 지난달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약식기소하였는데요. 이는 최근 보급되기 시작한 AI 안경이 시험 부정행위에 악용된 사건 가운데, 실제 검찰 수사까지 이어진 첫 사례입니다.
A씨는 지난 5월 15일 광주에서 열린 소방설비기사 시험에 응시하면서 반입 금지 물품인 AI 안경을 착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감독관은 A씨가 주변을 살피거나 고개를 숙이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것을 수상히 여겼고, 안경알에 이상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을 포착하면서 현장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되었습니다. 검찰은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했는데, 이는 정식 재판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처벌이 결정되는 절차입니다.
외형만 보면 평범한 뿔테 안경
이번 사건의 핵심은 AI 안경 자체가 지닌 은밀성에 있습니다. 문제가 된 AI 안경은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뿔테 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터치패드와 AI 앱이 연동되어 있어 복잡한 수학 문제의 정답을 즉시 도출하거나, 수능 수학 고난도 문제를 정확히 맞히는 등 고성능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개발한 AI 앱의 성능을 시험해보고자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부정행위가 이번 사례만은 아닙니다. 같은 달 서울과 목포에서 열린 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도 20대 남성 2명이 비슷한 수법으로 입건되었고, 토익 시험장에서도 5월과 6월에 걸쳐 총 3명이 잇따라 적발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AI 안경은 이미 전국 각지의 시험장에서 신종 부정행위 도구로 악용되고 있으며, 적발 건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막을 방법은 있을까
관계 기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열고 AI 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적발 시 처분 기준을 강화해서 부정행위 시도 자체를 억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난관도 존재합니다. 금속 탐지기나 전자파 감지기를 도입하면 AI 안경을 걸러낼 수 있을 텐데, 장비 비용이 고가라 모든 시험장에 보급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결국 감독관의 눈썰미와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장의 어려움이 여전히 남아있는 셈입니다. 이번 사건은 기술 발전이 시험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던지고 있으며, 제도와 현장 대응이 얼마나 빠르게 따라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