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 반복하는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뉴욕 증시는 오히려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장 초반 5% 이상 급등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반나절 만에 3.2% 급락으로 마감하며 AI 주식에 대한 시장의 이중적인 심리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약 7%나 하락하며 월간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고, 변동성 지수(VIX)는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거품 논쟁과 현실 사이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570억 1천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데이터센터 GPU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급증했습니다. 젠슨 황 CEO는 "GPU가 이미 매진 상태"라고 밝히며 향후 14개월간 5,000억 달러 수익을 전망하는 등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AI 거품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투자자들이 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버리 같은 유명 투자자가 제기한 반도체 내용연수 조작 의혹에 대해 엔비디아 CFO는 "A100 GPU가 출시 6년이 지나도 100%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천문학적 자본의 조달처가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오픈AI처럼 뚜렷한 수익 모델 없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스타트업들이 GPU 구입을 위해 부채를 지고 있는 구조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을 흔드는 다양한 변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도 증시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자산 가격이 역사적 벤치마크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급격한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9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신규 고용은 예상치를 웃도는 등 엇갈린 경제 지표도 연준의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매출 채권이 100% 이상 급증한 점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물건은 팔았는데 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라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진 겁니다. 미국 기업들이 올해 AI 프로젝트를 위해 2,000억 달러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한 점도 시장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엇갈린 진단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강력한 실적을 근거로 저가 매수 기회를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트루이스트 증권은 목표주가를 228달러에서 255달러로, UBS는 235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AI 인프라 조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네트워킹 매출이 162% 폭증한 점을 들어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는 "엔비디아 같은 특정 종목에 부가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군집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과거 손실 경험을 되살리며 군집 위험을 헤지하는 데 집중하면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낙관론과 회의론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