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단 파견으로 시작된 파병 시계
국방부가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를 두고 아랍에미리트에 현지조사단을 파견했습니다. 조사단은 현지 작전 환경과 기항지, 보급 및 정비 여건을 점검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 중 귀국할 예정입니다. 귀국 후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되며, 이를 통해 파병 여부를 판단하는 기초 자료가 마련될 예정인데요. 국방부는 이번 파견이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내부적으로 실무 준비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5월 한국 화물선 나무호가 미상 발사체에 피격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군사적 기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남의 전쟁터를 지켜보는 입장이 아니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로 떠오른 것입니다.
미국의 압박과 이란의 경고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를 직접 지목하며 파병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에서는 11월을 파병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고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를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긴장감은 계속 고조되고 있습니다. 반면 이란은 한국어로 된 성명을 내고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대립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문제를 논의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 중이며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는데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으로 고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미 의회의 승인조차 없는 상황에서 압박이 가해져 더 어려운 딜레마에 놓여 있습니다. 당시 노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를 고려해 선택했지만, 현재는 명분과 국익 사이에서 더 복잡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국회와 거리의 시계는 다릅니다
파병이 추진될 경우 P-8A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소양함 등 비전투 중심의 방어적 자산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하지만 실제 파병을 위해서는 NSC 보고와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진보 성향 시민단체와 야당의 반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경남과 진주, 인천 등 전국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비전투 임무일지라도 미군 작전을 지원하는 순간 참전국이 되는 것이며,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이 오히려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국방부의 조사단 파견으로 파병 시계가 돌기 시작했지만, 최종 결정을 위해서는 국회와 민심이라는 두 번째 관문을 반드시 지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