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IPO 시장의 마지막 주자
2026년 10월, 미국 기업공개 시장은 사실상 멈춰 섰습니다. 6월 AI 붐에 힘입어 959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공모금액은 7월 320억 달러, 8월 21억 6000만 달러, 9월 19억 2000만 달러를 거치며 10월 현재 5억 9000만 달러까지 곤두박질쳤는데요. 금리 인상과 이란 전쟁 장기화,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겹친 결과입니다.
이 와중에 앤트로픽은 이달 말 증권신고서를 공개하고 다음 달 중순 상장 절차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로드쇼를 위해 최소 15일 전 서류를 내야 하는 만큼, 23일 공시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월가에서는 4분기 IPO 시장이 앤트로픽을 빼면 사실상 실패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초기 투자자들의 90배 수익
상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초기 투자자들의 평가차익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의 비상장 기업가치는 약 9650억 달러로 평가되는데, 상장 후 최대 2조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스파크캐피털은 2023년 7500만 달러를 넣어 현재 약 70억 달러, 90배 수준의 지분 가치를 확보했습니다. 아이코닉은 6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170억 달러 규모로 불렸고, 세쿼이아캐피털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는 각각 30억 달러와 45억 달러를 투자해 약 1%씩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구글과 아마존, 엔비디아 같은 공급업체들도 수십억 달러를 함께 넣었습니다.
반대로 경쟁사 오픈AI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투자자 피로감이 커지면서 목표 기업가치를 1조 4000억 달러에서 1조 2500억 달러로 낮췄고, 샘 올트먼 CEO는 AI 안전 문제를 이유로 상장을 내년으로 미뤘습니다. 대신 코투와 아랍에미리트 펀드가 주도하는 300억 달러 규모의 징검다리 투자를 추진 중입니다.
남은 과제는 '증류'와 신뢰
상장을 앞두고 넘어야 할 산도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중국 AI 기업의 '증류'에 악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을 차단하면서 전체 매출의 5~7%를 포기했습니다. 1분기 47억 달러, 2분기 116억 달러, 3분기 168억 달러로 매출은 늘었지만, 의심 계정 정리 여파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습니다.
계약을 지키면서 장기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상장 흥행의 관건이라는 분석입니다. 회사는 같은 시기 연구용 AI 에이전트 '클로드 듀엣'을 공개하며 메타와 오픈AI와의 차별화를 내세웠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존 2조 달러보다 낮은 약 1조 5000억 달러 수준의 가치를 저울질하고 있어, 공모가와 첫 주가가 AI 산업의 향방을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