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행동이 다른 미국의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정책은 최근 들어 뚜렷한 모순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0일부터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일종의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21일에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속속들이 보고되었습니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 해병대 수천 명을 추가 파병하는 한편, 육군 최정예 부대인 제82공수사단의 배치까지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거든요. 이런 말과 행동의 괴리는 미국의 이란 전략이 '확전'과 '협상' 사이에서 진지하게 갈팡질팡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같은 문장 내에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쪽에서는 전쟁 축소를 이야기하다가, 다른쪽에서는 이란이 군사적으로 '끝장났다'고 주장하며 휴전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행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장기적인 계획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비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확전과 출구 사이의 정치적 계산
트럼프 행정부의 이중적 태도 뒤에는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군사적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이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무기급에 근접한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거나 반출하기 위한 비밀 특수작전까지 검토 중인데, 이는 기술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임무로 평가됩니다. 하르그섬 점령이나 지상작전 시나리오도 보고받고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옵션을 최대한 열어두고 싶은 의지가 읽힙니다.
반면, 정치적 리스크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내부에서는 '끝없는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지상전 투입을 예상했지만 이를 지지하는 비율은 7%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낮은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결정에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행정부는 재러드 쿠슈너 특사 등을 통해 이란과의 평화협상안을 물밑에서 준비하는 이중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맹국으로 떠넘겨지는 안보 부담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한 또 다른 축은 '부담 분담'입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한국, 일본, 중국 등 해협을 이용하는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이 직접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은 요청 시 지원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더 이상 단독으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죠. 이는 중동 안보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이런 요구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나토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을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종이호랑이'나 '겁쟁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한미 관계를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역할 확대를 압박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동맹국에 대한 압박은 군사적 갈등의 위험과 경제적 비용을 미국 혼자서 지기 싫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한편, 이란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아래에서 내부 단결을 강조하며 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어, 협상 테이블로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략은 군사적 성과 압박, 국내 정치적 리스크, 동맹국의 부담 분담 요구라는 세 가지 축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혼란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브렌트유 가격이 112달러까지 치솟는 등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죠. 미국의 다음 수가 무엇이 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중동으로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