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비 두 배로, 48억 원
쿠팡이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쓰는 돈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올해 1~3분기 상원에 신고된 로비 비용은 362만 달러, 우리 돈 약 48억 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9만 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인데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로비비가 10만에서 15만 달러대에 머물렀던 것과 견주면 최근 2년 새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2024년 387만 달러, 지난해 227만 달러로 뛴 데 이어 올해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민주당 쪽으로 기운 후원의 무게
쿠팡이 세운 정치활동위원회 쿠팩의 후원 내역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1~3분기 의원과 정치위원회에 모두 18만5천 달러, 약 2억5천만 원을 후원했는데 민주당 쪽이 10만7천 달러로 1년 전보다 52.9% 늘었고 공화당은 7만8천 달러로 9.8% 줄었습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쪽 비중을 키운 셈입니다. 다만 개별 후원처를 보면 제이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장에게 2만 달러, 에이드리언 스미스 무역소위원장에게 5천 달러, 스콧 피츠제럴드 의원에게 1천 달러, 대럴 아이사 의원에게 5천 달러가 각각 돌아갔습니다. 모두 공화당 인사이고, 무역과 반독점, 규제를 다루는 위원회에 몸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당 색깔보다 이해관계가 걸린 자리에 후원이 집중된 모양새입니다.
'미국 기업 보호'라는 의제
로비 의제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의 보호'로 신고됐습니다. 대상 기관은 백악관 대통령실과 국무부, 상무부, 미국무역대표부, 상원 등입니다. 쿠팡은 국내 공정거래 당국의 조사와 소송 과정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는데, 그 문제를 워싱턴 채널과 연결한 것으로 읽힙니다. 실제로 로비를 맡은 컨티넨탈 스트래티지의 알베르토 마르티네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기업의 정치 후원과 로비는 미국에서 제도권 활동으로 허용되는 만큼 규모 자체가 위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반대로 국내 규제 절차에 외교 라인이 개입할 여지를 넓힌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