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낮췄지만, 문은 닫히기 시작했습니다
7월 1일부터 도수치료가 건강보험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병원마다 제각각이었던 치료비가 한 줄에 섰습니다. 이제 30분 이상 도수치료를 받으면 어디든 1회당 4만 3,850원이 책정되며,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기존 평균 11만 원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과잉진료를 막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를 밝혔는데요, 하지만 치료 횟수에 제한이 생기면서 의료 현장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습니다.
연간 이용 횟수는 원칙적으로 15회로 정해졌고, 수술이나 골절처럼 관절 구축이 뚜렷한 경우에만 의사 소견을 거쳐 최대 24회까지 예외를 인정합니다. 문제는 이 한도를 넘기면 건강보험은 물론 실손보험까지 보장되지 않아 치료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단순 피로회복이나 체형 교정을 목적으로 한 도수치료는 아예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치료실 불이 꺼지고, 물리치료사들의 불안은 커집니다
새 제도가 시행된 첫날부터 서울의 대학병원을 비롯한 여러 의료기관이 도수치료실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병원 측은 인건비와 공간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호소했는데요, 이로 인해 물리치료사들은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도수치료가 비급여에서 관리급여로 넘어오면서 의료기관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의료계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도수치료의 맞춤형 특성을 무시한 채 정부가 일률적으로 횟수를 통제하는 것은 국민의 치료권과 의료 자율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뇌졸중이나 소아 사경증 환자처럼 수개월 이상 꾸준한 재활이 필요한 만성 질환자들은 두 달이 채 안 돼 연간 한도를 소진할 수 있어 치료 연속성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정부는 기존 도수치료 환자의 95%가 연 15회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하지만, 정작 중증 환자들은 소수라도 치료 접근성이 크게 좁아진 셈입니다.
꼼수가 속출하고, 풍선효과는 다른 곳으로 향합니다
제도의 허술한 부분을 노린 꼼수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30분 기준을 피하기 위해 치료 시간을 15분씩 잘게 쪼개 처방하는 경우가 공유되고 있으며, 관리급여로 줄어든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유도하는 사례도 포착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피부에 전극을 붙여 통증을 완화하는 페인 스크램블러 치료인데, 이는 30분에 10만 원, 1시간에 2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시술입니다. 도수치료 가격은 잡았지만, 의료비 지출이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현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으며, 향후 6개월간의 운영 성과를 거쳐 하반기 중 치료 횟수 확대나 예외 기준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의도는 국민 의료비 절감이었지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인 환자 권익을 지키려면 세심한 보완 조치가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