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왕실 방문이 담은 의미
스웨덴 빅토리아 왕세녀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2015년 이후 처음인 이번 방한은 단순한 친선 방문을 넘어 양국 간 녹색전환 협력을 위한 중요한 신호로 읽힙니다. 왕세녀는 '한국-스웨덴 지속가능 파트너십 서밋'에서 "한국과 스웨덴이 각각 2050년, 2045년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한 만큼, 기술과 경험 공유를 통한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차기 여왕으로 주목받는 인물이 직접 양국 간 환경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왕세녀는 유엔개발계획(UNDP) 친선대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 촉진에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경제, 녹색전환,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를 밝혔고, 이 대통령 역시 첨단기술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에 스웨덴 기술 결합
가장 주목할 만한 협력 분야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입니다. 빅토리아 왕세녀는 "스웨덴의 HVDC(고압직류송전) 건설 경험이 한국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스웨덴은 1950년대 세계 최초로 HVDC 송전을 시작한 국가로서, 이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밋에서는 히타치 에너지, HD현대엔지니어링, 한전공대-나주시 등 관련 기관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에 대한 국제적 기술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문신학 산업차관은 "스웨덴의 그린 기술과 한국의 제조 역량을 결합하면 양국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협력은 재생에너지의 효율적인 수송과 분배를 가능하게 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구체화되는 협력 프로젝트들
양국 무역업계는 탄소중립을 위한 공동연구 허브 구축에 합의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와 비즈니스스웨덴이 공동 개최한 서밋에서 3건의 업무협약이 체결됐는데요. 탄소중립 에너지 기술 공동연구 허브 설립, 부유식 해상풍력 구조물 개발, 미래 전력망 솔루션 협력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의향 표명을 넘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서밋에는 안드레아스 칼손 스웨덴 국토주택장관을 비롯한 15개 스웨덴 기업 경제사절단과 삼성물산, SK텔레콤 등 40여 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스웨덴 측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헥시콘, 에릭슨 등 핵심 기업 14개사가 참여했습니다. 칼손 장관은 "탈탄소화를 위한 긴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스웨덴이 신기술 협력을 통해 글로벌 녹색전환을 선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경제 협력의 장 열리나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이번 행사가 양국 경제협력 분야를 신산업 분야로 확장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한국의 강점 분야와 스웨덴의 녹색 기술이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확실한 글로벌 통상환경 속에서 양국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민석 총리는 스웨덴과의 협력 확대를 기대하며, 한국의 미래 성장산업인 ABCDE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희망했습니다. 스웨덴의 디지털 생태계와 그린 기술, 한국의 제조 인프라를 결합하면 양국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예고됐습니다. 왕세녀의 방한 기간 동안 판문점 방문, 부산 스웨덴 참전 기념비 방문 등 다채로운 일정도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