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전략
쿠팡의 대외비로 알려진 '산재 대응 문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건에는 중대재해 발생 시 유족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한 상세한 전략이 담겨 있는데요. 장례식 지원팀을 구성해 신발 정리, 서빙, 운구 등 전 과정을 지원하며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고, 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더욱이 유족에게는 쿠팡이 자체 조사한 '사건내역'만을 제공하도록 하여 정보를 통제하고,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와의 접촉을 경계하도록 지침이 나와 있습니다. 올해만 쿠팡에서 8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러한 대응이 산재 예방보다 '입막음'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작업중지 명령 막기 위한 네트워킹
공개된 또 다른 문건에는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을 방지하는 전략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과거 다른 기업의 사례처럼 사고 현장만을 자체 작업중지하고 나머지 공장은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쿠팡이 최근 노동부 출신 근로감독관을 영입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재해 발생 시 활용하려 했다는 정황입니다. 이는 감독 당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해 사건 해석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며, 객관적인 조사 자체를 흐리려 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포괄적인 사고 통제 시스템
쿠팡의 대응 매뉴얼은 초기 대응부터 정치권 대응까지 7단계에 걸쳐 체계화되어 있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119 구급차에 직원이 동승해 상황을 파악하고, 병원 동향을 수시로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언론 대응 단계에서는 정확한 사실 전달과 왜곡된 보도에 강력히 대응하라고 명시했죠. 경찰 대응에서는 수사 동향을 파악하고, 노조의 집회·시위 신고 현황까지 확인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나아가 국회를 상대로 한 소명 활동까지 계획에 포함시키며, 사건을 완전히 통제하고 외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 곳곳에 드러났습니다.
은폐 매뉴얼이라는 전문가들의 비판
노무사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쿠팡의 지침을 사실상 '산재 은폐 매뉴얼'이라고 지적합니다. 유족을 상대로 한 체계적인 정보 통제와 심리적 관리는 가스라이팅에 해당할 수 있다는 비판이죠. 실제로 산재 유족들은 쿠팡 직원들의 감시와 압박을 느꼈고, 노조와의 소통이 어려웠다고 증언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유족이 노조와 접촉한 후 합의금이 인상된 사례도 있다는 건데요, 이는 쿠팡이 노조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유족을 회사 측에 묶어두려 했다는 의혹을 더욱 부채질합니다. 쿠팡은 해당 문건이 승인되지 않은 자료라고 해명했지만, 현재 시행 중인 규정과의 차이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고 있어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