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 정산’ 이제 끝인가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유통사의 납품대금 지급 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직매입 거래는 상품 수령일로부터 30일 이내, 특약매입·위수탁 거래는 판매 마감일로부터 20일 이내 지급이 의무화된다. 1년 유예 후 내년 초 시행 예정이다.
현재 쿠팡, 다이소, 마켓컬리 등 9개사의 평균 정산 기간은 53.2일로 법정 상한에 근접했다. 일부는 수시·다회 정산으로 지급을 늦추는 관행도 있었다. 이번 개정은 이런 늦장 정산을 근절하고 미정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자금 숨통” vs “비용 압박”
납품업체들은 자금 회전 개선을 환영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많은 업체가 정산 지연을 경험했고, 쿠팡의 평균 정산 기간은 52.3일로 자금 압박이 컸다. 반면 유통사들은 비용 압박 심화를 우려한다. 정산 주기 단축으로 인해 신규 납품 계약을 줄이거나 검증된 상품 위주로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연구는 정산 기한이 20일로 단축될 경우 중소 납품업체의 30%가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팡은 빠른 정산을 원하는 업체에 수수료를 받는 ‘선정산 서비스’를 운영하고, 고금리 대출을 제공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이 감시 중이다.
유통 생태계의 새로운 균형?
이번 법 개정은 납품업체와 유통사의 균형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유통사의 비용 압박이 커지고, 중소 납품업체의 시장 진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년의 유예 기간 동안 유통사는 정산 시스템 개선과 자금 운영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납품업체 역시 자금 회전이 빨라지는 혜택을 누리려면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유통 생태계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