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뒤 아빠 될 26세 노동자, 지게차에 깔려 숨져...무면허·반깁스 출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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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4일 오전 3:04

발행: 2026년 6월 24일 오전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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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귀농협 하나로마트에서 26세 계약직 노동자가 무면허 지게차 운전 중 전복 사고로 숨졌습니다. 고인은 반깁스 상태에서도 정규직 전환 압박으로 위험한 업무를 거부하지 못했으며, 2주 뒤 아이가 태어날 예비 아빠였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을 조사 중인 가운데, 전국적 전수조사와 근본적인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름 뒤 아빠가 되어야 할 26살

지난 5월 19일 오후, 제주 애월읍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에서 26세 청년 노동자 김영균 씨가 지게차에 깔려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그는 옥수수를 운반하던 중 내리막길에서 지게차가 전복되며 그대로 밀려나고 말았는데요. 특히 김 씨는 불과 보름 뒤면 아빠가 되어야 했던 예비 아빠였습니다. 아내는 7월 5일 출산을 앞두고 있었고, 김 씨는 연차 하나도 아끼며 아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부주의로 넘길 수 없는 구조적 비극입니다. 김 씨는 지게차 운전 면허가 없는 무면허 상태였고, 무릎 부상으로 반깁스를 한 채 출근한 상태였습니다. 유족은 마트 측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운전을 지시했으며, 김 씨 역시 거부하면 회사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전환 앞둔 계약직의 딜레마

김 씨는 지난해 8월 채소 담당 계약직으로 입사해 8월 재계약 심사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정규직 전환을 희망하는 상황에서 휴무일에도 출근하며 성실하게 일해왔는데요. 당연히 이런 처지에서 상급자의 위험한 지시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동료들 역시 고용이 불안정한 계약직 신분 탓에 안전 문제를 제기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는 비용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려온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지게차처럼 사고 위험이 큰 장비를 다루는 현장에서조차 안전교육과 면허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안전관리 체계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하귀농협 조합장과 점장은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에게 사과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뒤의 조치라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합니다.

전수조사와 근본 대책이 필요한 이유

현재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법적 판단은 조사가 끝난 뒤에 내려지겠지만, 이번 사고가 보여주는 문제는 명확합니다. 면허 없는 운전과 부상 상태 출근이 관행처럼 통과된 현장, 그리고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안전을 포기해야 했던 노동자의 현실 말입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은 지게차를 사용하는 전국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합니다. 교육 이수 여부와 자격 기준 준수 실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겠죠. 반대로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명분으로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잡는 관행을 이제는 버려야 합니다. 더 이상 예비 아빠의 죽음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