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가 덮친 부산 원도심
8월 광복절 연휴 동안 부산에는 평년 8월 한 달 강수량에 육박하는 비가 불과 사흘 만에 쏟아졌습니다. 특히 강서구에는 47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동구와 서구, 영도구 등 원도심 곳곳에서도 20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이런 극한 기상이 노후 주택과 빈집을 잇따라 무너뜨리면서 인명 피해와 대피 소동이 이어졌습니다.
18일 오후에는 부산 동구 수정동의 2층 단독주택 외벽과 입구가 무너졌습니다. 1962년에 지어진 시멘트 블록 구조 건물인데, 수차례에 걸쳐 소규모 불법 증축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당시 2층에 있던 70대 남성이 대피하다 넘어져 어깨를 다쳤고, 함께 있던 가족과 요양보호사는 긴급히 빠져나왔습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는 총 5명이 머물고 있었는데, 나머지 거주자들도 임시 숙박시설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동구청은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현장을 통제하고 담벼락 철거 조치를 내렸습니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노후 주택들
사실 이번 폭우로 무너진 건물은 동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날인 17일에는 영도구 남항동과 서구 부민동에서도 빈집이 각각 붕괴되어 이웃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특히 서구 부민동의 경우, 해당 주택은 2025년 9월부터 위험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습니다. 전문가 점검과 간단한 보수 공사가 이루어졌지만, 재개발 구역이라는 이유로 추가 안전 점검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부산시의 빈집 통합시스템 관리 대상에서도 재개발 구역 내 주택은 제외되어 있었고, 결국 관리 공백 속에서 건물은 1년이 채 되지 않아 무너졌습니다. 부산시가 지난 7월 장맛비 붕괴 사고 이후 안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고를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약해진 지반과 추가 피해 우려
기상청은 이번 폭우의 원인으로 고온다습한 남풍류 공기가 부산의 복잡한 지형과 만나 비구름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반복되면서 지반은 이미 상당히 약해진 상태입니다. 부산 전역에서는 풍수해 관련 신고가 115건 접수되었고, 도로 침수와 토사 유출, 가로수 전도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호우특보는 일부 해제되었지만, 누적된 강우량으로 인해 산사태와 추가 붕괴 위험이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부산 동구청은 관내 약 470여 채의 노후 주택을 대상으로 전수 안전 점검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일회성 점검에 그치지 않고, 재개발 구역이나 빈집 같은 사각지대까지 포함한 지속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