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주주들
SK하이닉스가 2분기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연결 기준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 순이익은 93조 9226억 원에 달했는데요.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22조 7080억 원으로 단일 분기 기준 국내 최대 기록을 세웠고, 순이익 절대액에서는 삼성전자마저 넘어섰습니다.
이런 천문학적인 이익의 대부분은 2018년 투자한 일본 키옥시아 지분 평가 이익에서 나왔습니다. 키옥시아 상장으로 인한 영업외손익이 63조 2700억 원에 달했는데, 사실상 본업인 반도체 성과는 시장 전망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컨센서스였던 매출 84조 원과 영업이익 64조 원을 각각 하회한 것이죠.
여기에 6월 25일 사상 최고가였던 298만 7000원이 컨퍼런스콜 당시 130만 원대까지 반토막 난 주가 상황까지 겹치자, 주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주환원 공백과 지분 희석 논란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큰 쟁점은 주주환원 방안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 ADR 상장 과정에서 자기주식이 아닌 신주를 발행했는데요. 이로 인해 기존 주식의 약 2.5%인 최대 1779만 주가 새로 생겨났고,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약 2.44% 낮아졌습니다. 주당순이익도 2.51% 희석되면서 주주 가치가 직접적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당연히 주주들은 지분 희석에 상응하는 보상으로 주주환원 방안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규제와 절차상 제약을 이유로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는데요. 결국 검토 중이라는 말 외에 실질적인 카드를 내놓지 못하면서, 기업이 주가 관리에 무관심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키옥시아 투자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이를 주주들과 나누겠다는 구체적인 서사가 없었다는 점이 실망감을 키웠습니다.
322만 원 차이 나는 전망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SK하이닉스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 주가의 최고치와 최저치 차이가 322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향후 실적과 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방증입니다.
반도체 업황 자체는 여전히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지만, 일회성 투자 이익에 기댄 실적과 불투명한 주주환원 정책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장 본업 지표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만큼, 3분기 이후의 본연의 수익성을 증명하는 것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주들은 지금 당장의 역대급 실적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구체적인 환원 약속을 더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