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8일째, 아직 3마리가 사라진 채
지난 16일 새벽 충남 서산시 운산면의 한 농가에서 늑대개 11마리가 사육장 울타리를 넘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 직후 서산소방서는 포획용 틀 3개를 설치하고 마을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안전사고 예방을 당부했는데요. 16일부터 19일까지 7마리가 순차적으로 포획되었고, 23일 밤에는 한 마리가 스스로 농장으로 돌아와 총 8마리가 확보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성견 1마리와 생후 5개월 된 새끼 2마리 등 총 3마리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특히 24일에는 서산과 인접한 당진시 정미면 수당리에서 늑대개로 보이는 개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되면서 수색 범위가 더 넓어졌습니다. 당진시는 주민들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보내 늑대개를 발견하면 절대 접근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인근 양계장에서 닭 40여 마리가 폐사하는 등 가축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늑대개는 어떤 동물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늑대개, 즉 울프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울프독은 개와 늑대의 교배종으로, 외형이 늑대를 닮아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천성적으로 공격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회화 교육과 훈련 정도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고, 야생성이 강해 낯선 사람이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동물보호법상 울프독은 맹견으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국제애견연맹에서도 공식 품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서 품종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데요. 견주는 전문 브리더가 아닌 일반 직장인으로, 2년 전 두 마리를 입양한 뒤 번식하면서 개체 수가 11마리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견주는 늑대개들의 귀소 본능이 크다며 과도한 자극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사육 관리와 법적 공백 사이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볼 점은 늑대개 사육이 현행법상 맹견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인 CITES에 따라 늑대 혈통 비율에 따라 보호종으로 분류되거나 반려동물로 취급되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사육 관리나 탈출 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는 미흡한 실정입니다.
사육장 울타리를 넘거나 땅을 파서 나간 이번 탈출은 단순한 돌발 상황이 아니라 사육 환경 자체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일반 가정집이나 비전문 농가에서 대형 교배종을 다수 기르는 것이 적절한지, 그리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시설 기준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마취 총을 동원한 생포를 목표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남은 3마리가 추가 피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일은 개 한 마리의 탈출이 아니라, 교배종 동물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다수를 사육하면서 생긴 관리 사고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으로 남은 개체들이 무사히 포획되어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