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도입, 학원 없이 독서만으로 충분할까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을 두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차 위원장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시험의 기술적 요소는 공교육에서 충분히 익힐 수 있으며, 학생들은 폭넓은 독서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핵심 논리는 서·논술형 평가가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공교육 내에서 근본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런 방향은 국가교육위원회 대입제도 특별위원회에서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내신에도 서·논술형 문항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입시 제도 변경이 오히려 사교육비 증가 등의 부작용을 낳아 국민의 칭찬을 받기 어렵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당연히 이 제안은 교육 현장과 정치권 모두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현실은 다른 목소리, 사교육비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반대로 교육계와 시민들은 차 위원장의 주장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2025년 교육부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논술 사교육비는 중학생 평균 16만 5천 원에서 고교생 33만 8천 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대입을 앞둔 고3 학생들은 월평균 38만 원을 논술 사교육에 지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현재는 일부 대학만 논술 전형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이런 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치권과 누리꾼들은 이 정도 규모만으로도 사교육비가 폭증하는 마당에, 수능 전 과목을 서·논술형으로 바꾸면 오히려 새로운 사교육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복잡한 교육 문제를 너무 단정적이고 순진하게 판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AI 채점과 절대평가, 과연 해답이 될까
차 위원장은 이런 우려에도 기술적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10년 전 일본의 실패 사례와 달리, 현재의 AI 발달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AI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시범 운영한 결과도 성공적이었으며, 전국 단위 시험 채점의 공정성과 효율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채점 기술의 발달과 사교육 시장의 현실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평가 방식이 바뀌면 대응 전략도 달라질 뿐, 학부모와 학생들이 사교육을 찾는 동기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수능 서·논술형 도입이 공교육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경쟁의 서막이 될지는 제도 설계와 현장의 안착 과정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