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마지막 날 뒤덮은 드론
러시아 하원 국가두마 선거 마지막 날인 9월 20일 새벽, 모스크바와 수도권 상공이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뒤덮였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방해할 목적으로 1,600대 이상의 드론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 가운데 1,110대가 방공망에 격추됐다며 올해 야간 격추 규모로는 최대치라고 밝혔습니다.
공격은 수도권 곳곳에 흔적을 남겼는데, 일부 드론은 방공망을 뚫고 정유시설 부지에 떨어져 화재를 일으켰고 아파트를 직접 타격하기도 했습니다. 라멘스코예의 21층 아파트에서는 주민 400여 명이 대피했으며, 이 중에는 어린이 70명도 포함됐습니다.
표적이 된 정유시설
이번에 타격을 받은 모스크바주 정유공장은 수도권 연료 공급의 핵심 거점입니다. 가즈프롬네프트 소유로, 2024년 기준 원유 1,160만 톤을 가공해 휘발유 290만 톤과 경유 320만 톤을 생산했습니다. 크렘린궁과 16킬로미터 거리라는 점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당 시설과 물류 시설이 플라밍고 미사일 등으로 공격받았다고 소셜미디어에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을 집중적으로 겨냥해 왔는데요. 9월 중순 기준 주요 경유 생산 정유소 6곳 가운데 절반이 가동 중단이나 생산 감소를 겪었고, 러시아 내 연료 부족과 주유소 대기 행렬로 이어졌습니다.
선거와 교전이 뒤섞인 하루
러시아 선거관리 당국에 따르면 헤르손 점령지에서 선거관리 관계자 1명을 포함해 2명이 숨졌고, 모스크바 외곽에서도 2명이 사망하고 어린이를 포함해 20명이 다쳤습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을 선거 겨냥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전날 모스크바 전자투표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두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고 비판했고, 우크라이나는 즉각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주와 오데사에서도 드론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450석을 놓고 치러진 투표가 마감되는 동안 양측의 교전은 멈추지 않았고, 에너지 시설을 둘러싼 공방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