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평가 사이의 보상
쿠팡의 해롤드 로저스 한국 임시대표가 약 66억 원 상당의 성과연동 주식 보상을 수령하게 됐습니다. 쿠팡아이엔씨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에게 2022년과 2023년에 부여된 클래스A 보통주 총 26만9588주가 지급되는데요. 현재 주가 기준으로 약 65억 8천만 원에서 66억 1000만 원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주식은 오는 3월 1일과 7월 1일부터 각각 분기별로 4회에 걸쳐 나눠 수령할 예정이며, 수령 조건은 당연히 재직 유지입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주목받는 건 단순한 보상 차원을 넘어서는 배경이 있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현재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즉 위증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그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관련 자체 조사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후 국정원이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고소한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거액의 보상이 결정된 겁니다.
줄어든 보상과 주가의 그림자
흥미로운 점은 이번 보상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는 사실입니다. 로저스 대표가 지난해 수령한 성과연동 주식은 34만6253주로, 당시 기준 약 115억 원 규모였는데요. 올해는 수량으로만 봐도 약 22% 감소했고, 공시 시점 주가를 반영한 금액으로는 약 43% 가까이 줄어든 셈입니다. 성과연동 주식 보상(PSU)은 말 그대로 성과와 직접 연결되는 보상 제도라, 이 같은 감소는 쿠팡 내부에서 평가한 로저스 대표의 최근 성과가 전년 대비 낮아졌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더 큰 우려는 쿠팡의 주가 전망에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정부의 집중 조사 대상에 올랐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PSU는 수령 시점의 주가에 따라 실제 가치가 결정되므로, 만약 쿠팡 주가가 하락한다면 로저스 대표가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더욱 줄어들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공시만 놓고 보면, 그의 총 보유 주식은 이번 보상 수령 후 71만9157주로 늘어나지만, 그 가치가 어떻게 변할지는 주가 흐름에 달려 있는 거죠.
확대되는 논란, 미국 의회까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업 내부의 보상 문제나 개인의 법적 소송을 넘어선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쿠팡의 공격적인 미국 로비 활동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에요. 미국 현지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쿠팡은 2024년 한 해에만 330만 달러(한화 약 44억 원) 이상을 로비 자금으로 썼습니다. 이는 직전 2년 치를 합친 금액의 두 배가 넘는 규모죠.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쿠팡은 대통령 취임위원회와 관련 재단, 여야 의원들에게 적극적인 기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로비의 영향력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요, 일부 미국 의원들은 한국 정부의 쿠팡 규제 조치를 두고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 차별적 조치'라고 비판하며 청문회 소집까지 예고하는 등 쿠팡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쿠팡이 지난 2년간 최소 550만 달러를 투입해 미국 의회를 포섭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한미 통상 관계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이 막대한 자금으로 한미 관계를 볼모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로저스 대표의 개인적인 법적 문제와 보상, 그리고 쿠팡의 글로벌 로비 전략이 맞물리면서, 단순한 기업 경영 이야기를 넘어 복잡한 국제적 이슈로 확장되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