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전 빅2, 북미 시장서 AI와 럭셔리로 맞붙다

국경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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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8일 오후 5:50

발행: 2026년 2월 18일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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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6'에서 AI와 럭셔리 빌트인 전략으로 맞섰다. 삼성은 비스포크 AI 가전과 데이코 브랜드를, LG는 AI 비전 오븐과 SKS 런드리 솔루션을 선보이며 초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양사는 고도화된 AI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해 북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북미 최대 전시장에서 맞선 두 거인

미국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지난 17일부터 3일간 열린 'KBIS 2026'은 북미 최대 규모의 주방·욕실 전시회입니다. 올해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대형 부스를 설치하고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최신 무기를 대거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 회사가 내세운 키워드는 명확했습니다. 한층 고도화된 AI 기술과 럭셔리한 빌트인 디자인이었죠. 글로벌 65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의 두 대표 기업이 초프리미엄 시장을 향해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더 나은 일상을 만들다'라는 주제로 참가했습니다.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라인업과 B2B 솔루션을 앞세워 존재감을 뽐냈는데요. 두 회사의 집중 공략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북미 소비자들의 주방과 생활 공간 자체를 재정의하겠다는 포부로 읽힙니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신제품 론칭 행사를 넘어, 향후 몇 년 간 북미 가전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전초전이 된 셈입니다.

AI는 이제 '보는' 기술로 진화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AI의 적용 수준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AI가 단순한 자동화나 음성 명령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시각 인식을 통해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가전' 라인업을 통해 이러한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AI가 탑재된 냉장고와 세탁건조기는 사용 패턴을 학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LG전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Dacor 브랜드의 AI 오븐은 내장된 카메라로 식재료를 직접 '보고' 인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조리법과 온도, 시간을 자동으로 제안하는 기능을 선보였죠.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도 AI 비전 기술이 적용되어,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개인화된 레시피까지 추천합니다.

세탁 분야에서도 AI는 섬세함을 더했습니다. LG전자가 공개한 SKS 런드리 솔루션은 딥러닝 기반 AI 제어로 의류의 무게와 재질을 감지합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드럼 회전 속도를 조절하고, 건조 모드를 자동 설정해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죠. AI DD(Direct Drive) 모터를 탑재한 히트펌프 건조기도 같은 맥락에서 개발된 제품입니다.

럭셔리 빌트인과 숨은 B2B 전략

고급 주택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럭셔리 빌트인 전략도 두 회사 모두에게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인수한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데이코(Dacor)'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전시장에 마련한 굴곡진 벽면에 컬럼 냉장고를 완전히 숨겨 인테리어와 가전이 하나가 된 공간을 연출했죠. 가전이 단순한 기기가 아닌 인테리어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데이코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LG전자도 이에 맞춰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의 디자인 컬렉션을 확장했습니다. 아이코닉, 테일러드, 심리스 등 3가지 라인을 도입해 다양한 인테리어 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혔습니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단일 디자인의 제품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읽은 전략적 확장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눈에 띄지 않지만 중요한 전략은 B2B 시장 공략이었습니다. LG전자는 신규 주택 및 아파트 시공업체를 타깃으로 한 전용 워시타워, 소형 레인지, 후드 겸용 전자레인지 등을 선보였습니다. 더 나아가 건물관리 플랫폼 'LG 씽큐 프로' 체험 공간을 마련해 건축업자와 개발사들을 직접 유치하려 했죠. 삼성전자도 드로잉 로봇 체험존 등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며 간접적으로 B2C 마케팅 효과를 노렸습니다. 두 회사 모두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건축 단계부터 브랜드를 플랫폼으로 통합시키려는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