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지 못한 비극
테슬라 차량의 전자식 도어 핸들이 충돌 사고 시 작동하지 않아 탑승자들이 불길에 갇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위스콘신주에서는 테슬라 모델S가 나무를 들이받은 후 화재가 발생했지만, 탑승자 5명 모두 문을 열지 못하고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차량 안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는데요, 이처럼 비상 상황에서 탈출을 가로막는 설계 결함이 심각한 안전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모델Y의 외부 도어 핸들 결함과 관련된 소비자 신고를 접수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2021년형 모델Y에서 12V 배터리 전압 저하로 문이 열리지 않는 사례가 16건이나 보고되면서 조사 범위를 모델3, 모델Y 등 17만 4천여 대로 확대했습니다. 테슬라 차량의 전자식 손잡이는 전원 차단 시 완전히 작동을 멈춰 비상시 탈출에 치명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계속 지적되고 있죠.
잇따르는 소송과 조사
유족들은 테슬라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위스콘신주 사고로 부모를 잃은 자녀 4명은 "테슬라의 설계 결함이 사망을 초래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유족 측 변호인단은 테슬라가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화재 위험과 차 문 설계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개선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두 번째가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교외에서 발생한 사이버트럭 충돌 화재 사고로 대학생 2명이 사망한 사건에서도 유족들이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NHTSA에 접수된 테슬라 차량 문 작동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18년 이후 약 150건에 달할 정도로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조사가 확대되는 가운데 테슬라는 12월 10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대 1억 달러 이상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설계의 근본적 문제점
테슬라 차량의 매립형 도어 핸들은 전자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데요, 충돌 사고 시 저전압 배터리가 손상되면 수동 개폐 장치를 사용해야 합니다. 문제는 많은 운전자와 승객들이 이 수동 장치의 위치나 사용법을 모른다는 점입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탑승자들이 잠금 해제 장치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테슬라의 안전 인식 부족과 매립형 도어 핸들 구조의 문제점이 분명하다"며 "자발적인 개선과 함께 책임 있는 조치 및 다중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배터리 방전 시에도 문이 열리지 않아 어린 아이가 차량 안에 갇히는 사고도 발생하면서 일상적인 안전 위험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제적 파장과 대응
이 문제는 미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중국에서도 샤오미 전기차 SU7의 화재 사고에서 운전자가 문을 열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에 중국 정부는 모든 차량에 기계식 손잡이 탑재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비상 상황에서 더 쉽게 작동할 수 있는 내부 문 개폐 장치를 의무화하는 초안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 측도 이번 논란 이후 대응에 나섰습니다. 테슬라 수석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공황 상태의 탑승자가 직관적으로 차 문손잡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재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도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결함으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자 '배터리 안심 케어 프로그램'을 발표했지만, 기존 자비 수리 고객에 대한 보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전기차 업계 전체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폭스바겐 CEO는 전자식 매립형 도어핸들 도입 계획이 없다고 선언했는데요, 경쟁 전기차 업체들도 매립형 도어핸들 채택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도어 핸들 안전 문제가 단순한 기술적 결함을 넘어 산업 전반의 안전 기준 재정립을 촉발하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 테슬라가 제시할 디자인 재설계 내용과 NHTSA의 조사 결과가 주목받을 전망입니다. 특히 비상 상황에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전장치 도입과 함께 소비자 교육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기차의 안전 기준이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