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팔아 엔화 산 미국, 유럽엔 뒤늦은 통보
미국이 일본의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면서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인데요. 거래가 모두 끝난 뒤에야 라가르드 ECB 총재와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통화했고, 이는 2차 대전 이후 이어진 서방 중앙은행 간의 신뢰에 금이 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유럽 측 반발은 거셌습니다. ECB 내부와 유럽 정책 당국자들은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조치를 전례 없는 충격으로 받아들이며 수십 년간의 협력 관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강한 달러 지키려던 선택, 미국은 내부 판단이라 맞받아쳐
미국이 통상적인 달러 대신 유로화를 매도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미국은 달러를 직접 매도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달러'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상황에서 일본이 미 국채를 매도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부담도 컸던 겁니다.
반면 미 재무부는 환율안정기금(ESF) 운용은 외국 당국과 조율할 사안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재무부 대변인은 준비자산 배분은 내부적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고 밝혔고, 이를 두고 금융 안정을 책임지는 주요 국가 간 소통이 과연 적절했냐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엔저 끝났나? 시장은 여전히 150엔대를 본다
한편 일본 현장에서는 엔저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토요타와 닛산 등 완성차 업체들은 2027년 3월 회계연도 환율 전망을 달러당 150~160엔으로 잡았는데요. 금리 격차와 자본 흐름이 여전히 엔화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어서, 미·일 공동 개입을 일시적인 변동성 억제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생산으로 일부 헤지 효과를 보고 있지만, 수출 부품과 해외 이익의 엔화 환산에서는 여전히 약한 엔이 수혜를 가져다주는 구조입니다. 물론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한 대비는 계속하고 있고, 엔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설 경우 해외 이익이 즉각 줄어드는 리스크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