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제 개편에 업계 반응이 엇갈리는데요
보건복지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의 전면 개편안을 입법·행정예고했습니다. 핵심은 연구개발(R&D) 투자 비율 상향, 외국계 기업을 위한 별도 인증 트랙 구축, 그리고 리베이트(불법 리베이트) 심사 기준의 합리화입니다. 제도가 2019년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수술대에 오른 건데요, 업계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상위 대형사들은 오히려 기준이 강화되어 혁신 기업 간 차별성이 생긴다며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중견 기업들은 달라진 정량 지표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고, 매출 1000억원 이하의 소형 제약사들은 사실상 '진입 장벽'이 더 높아졌다며 낙담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이 단순한 규제 변경을 넘어 국내 제약 바이오 생태계의 향후 구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규모별로 다른 고민, 소형사는 '그들만의 리그' 우려
개편안의 구체적 내용과 그에 따른 업계 반응을 들여다보면, 기업 규모에 따른 고민이 뚜렷이 갈립니다. 상위사들은 이미 기존 기준을 충족하거나 그 이상의 R&D 투자를 하고 있어, 오히려 기준 상향이 진정한 혁신 기업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문제는 중견과 소형사에게 있습니다. 중견사들은 R&D 비용 자체는 맞출 수 있지만, 신약 임상 실적이나 해외 수출 실적 같은 '질적 성과'에서 점수를 깎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정부가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죠.
소형 제약사들의 반응은 더욱 냉담합니다. 매출 대비 R&D 비중 기준이 9%로 상향된 데다, 해외 수출이나 공동연구 같은 정량 평가 항목을 채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이로 인해 혁신형 인증 제도가 결국 대형사들만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 협회를 통해 중소형 기업의 목소리를 개정안에 반영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한편, 외국계 다국적 제약사들은 별도 트랙 신설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본사의 R&D 투자 실적이 반영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고 말합니다.
'숫자'에서 '디테일'로, 제도 보완 목소리 높아
이번 개편안을 둘러싼 논의는 단순한 기준 상향을 넘어, 제도의 실질적 효과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 언론 사설은 현재 개편안이 여전히 '정량적 지표에 매몰'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R&D 투자 비율이라는 고정된 숫자만으로는 매출이 급성장하는 기업에게 '성장의 벌칙'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R&D 투자 증가율에 가산점을 주거나, 영업이익 대비 R&D 비중을 보조 지표로 삼는 등 더 유연한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리베이트 심사 기준이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제척기간을 적용하게 된 것은 업계의 법적 불안감을 해소한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를 덮어주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업이 현재 운용 중인 윤리경영 시스템의 실효성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단기적 인증 획득이 아닌,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어 이번 개정안이 충분한 디테일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보건복지부는 5월 6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한 후 최종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인데, 입법예고 기간 동안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어떻게 수렴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