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검찰의 흔적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문을 엽니다. 출범을 사흘 앞둔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는 맨홀 뚜껑에 새겨진 검찰 마크를 지우는 작업이 진행됐는데요. 20년 넘게 쓰여온 대나무 형상의 로고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법무부는 전국 67개 청사의 외벽과 유리창에 붙은 로고와 문구를 떼는 데 예비비 65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지하철 노선도와 안내표지 교체에만 12억 4천만 원이 들어가고, 서울시는 도로 안내표지 75개 교체 비용으로 6천여만 원을 추산했습니다. 간판과 출입증, 명함까지 새로 바꾸는 이 작업은 제도 전환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려는 준비입니다. 공소청은 새 로고가 나올 때까지 태극 문양을 임시로 씁니다.
공소와 기소 중심으로 재편
새 조직은 공소 제기와 유지에 무게를 두는 구조로 바뀝니다. 본청 403명을 포함해 모두 5,890명 규모이고, 검사는 정원의 80~85% 수준인 1,900여 명으로 운영됩니다. 6개 광역공소청과 18개 지방공소청, 42개 지청이 문을 여는 겁니다.
기존 조사와 직접수사 부서는 폐지되고, 경찰이 보내지 않은 사건을 심사하는 불송치심사부와 중대범죄기소부가 새로 생겼습니다. 검찰공무원은 공소청 공무원으로, 검찰인사위원회는 검사인사위원회로 명칭이 바뀝니다. 법무부 검찰국도 형사사법국으로 개편됩니다.
첫 인사와 남은 과제
첫 인사에서는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을 맡는 등 대부분의 지검장이 자리를 옮겼습니다. 주민철 대검 반부패부장은 대구광역공소청장으로 승진 보임됐고요. 법무부는 업무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인사 규모를 최소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 공백을 두고는 경찰과 중수청의 역할 분담이 진행 중입니다. 경기남부는 수원중수청, 경기북부는 서울중수청이 맡고, 경찰이 소관 범죄를 인지하면 통보와 이첩 절차를 거칩니다. 검사가 직접 수사한 사건은 최대 90일간 마무리한 뒤 넘겨받게 되는데요. 8월 말 기준 전국 미제사건은 16만 4,822건에 이릅니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사건 처리의 연속성을 지킬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