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에 띄운 유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엿새 앞둔 지난 10월 27일,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항에서 열린 공화당 지원 유세에 유조선 한 척을 세워뒀습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배였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배를 가리키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석유 승리"라며 "전리품은 승자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베네수엘라가 "번영하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는데요. 주 편입 절차로는 '주지사 선거'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취임 이후 캐나다와 그린란드를 두고 꺼내온 영토 확장 발언이 이번엔 베네수엘라로 옮겨붙은 셈입니다.
'무상'이라는 표현의 실제
백악관은 이 물량을 무상으로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계약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지난 8월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민간 석유회사 NABEP의 모회사 지분 35%와 원유 할인 구매권을 확보하는 협정을 맺었고, 첫 선적분은 그 계약에 따른 것입니다.
NABEP는 베네수엘라 유전 17곳을 운영 중이고, 추정 매장량은 650억 배럴, 하루 생산량은 22만3천 배럴 안팎입니다. 회사 측은 처음에 "이윤 없이 원가로 구매할 권리"라고 설명했다가 나중에 "미국 납세자 부담 없이 제공했다"는 문구로 성명을 수정했습니다. '선물'이라는 표현과 달리 실제로는 지분과 구매권이 맞물린 거래였다는 뜻입니다.
규제 완화와 흔들리는 판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석유·가스 업계의 메탄 배출 규제 완화도 내놨습니다. EPA는 누출 감시 프로그램과 유정·가스정 규제, 플레어링 규제를 손봐 450억 달러, 우리 돈 약 59조 원의 비용 절감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천연가스 회수 감소와 석탄 사용 증가로 온실가스 감축이 오히려 후퇴할 수 있다고 반발합니다.
선거 판세도 변수입니다. 전국 사전투표는 3,260만 명으로 29개 주에서 직전 선거보다 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 수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선거가 공정하면 받아들인다"고 조건을 달았고요. 에너지 성과를 앞세운 텍사스 공세가 실제 투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