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의 빛과 그림자, 초기 벤처는 '자금 보릿고개' 맞닥뜨려

s금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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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5일 오전 8:46

발행: 2025년 12월 15일 오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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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케어 부문은 비상장기업 투자에서 금액 1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투자는 사업성이 입증된 후기 기업에 집중되고, 기술력만 있는 초기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금리 상승 등 투자 환경 변화와 함께 산업이 성숙단계로 접어들며 사업화 능력이 더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초기 혁신의 동력을 지속하기 위한 생태계 전반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는 늘었는데, 초기 기업만 외롭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1월 비상장기업 투자 동향을 보면, 헬스케어·바이오 부문이 약 9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피투자 기업 수도 전반적으로 늘어나 투자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듯한 신호를 보내고 있죠. 그러나 이 통계 이면에는 또 다른 현실이 숨어 있습니다. 투자 금액과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그 혜택이 '어느 단계'의 기업에 집중되고 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실제로 민간 벤처캐피털(VC)의 초기(Seed) 투자 비중은 크게 줄어든 반면, 시리즈 B 이상의 후기 단계나 프리-IPO(상장 직전) 기업에 대한 투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기술 아이디어만 있는 초창기 스타트업보다는 어느 정도 사업성이 입증된 기업들만 투자자의 선택을 받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초기 바이오 벤처의 '보릿고개'가 더욱 혹독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기술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과거에는 뛰어난 기술력과 파이프라인만으로도 상당한 평가와 자금 조달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술의 가능성보다는 데이터의 완결성, 그리고 무엇보다 사업화의 현실 가능성을 훨씬 더 따지고 들어요.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이나 기술이전 계약, 규제 당국의 인증 같은 실질적인 '마일스톤'이 있어야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상장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바이오 기업의 기술특례 상장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으며, 상장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단일 신약보다는 의료기기나 디지털헬스처럼 조기 매출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결국 연구개발(R&D)의 깊이보다는 사업화의 속도와 탄탄함이 더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거죠.

왜 이런 양극화가 생겼을까?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글로벌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 펀드의 여유 자금이 줄어들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할 마진이 좁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후기 기업에 안전하게 배팅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투자금을 회수할 IPO 시장이 예전만큼 호황이 아니라는 점도 신중함을 부추기고 있구요.

또 다른 이유는 바이오 생태계 자체의 성숙입니다. 한국 바이오 산업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아이디어 단계를 넘어서,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과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진짜 시험대에 오른 거예요. 이것은 단순히 투자가 위축된 것이 아니라, 산업이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도리어 까다로워지는 기준'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생태계의 건강을 위한 고민

그러나 초기 단계에서의 투자 위축은 장기적으로 산업의 혁신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혁신적인 아이디어 대부분은 초기 벤처에서 나오는데, 자금 조달의 첫 관문이 좁아지면 결국 파이프라인이 메마로워질 수밖에 없거든요. 한국바이오협회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이른바 '자본 공급의 미스매치'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편, 상장 이후의 자금 조달 방식이 다양화되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습니다.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메자닌 투자(상환전환사채 등)가 늘어나면서, 상장이 성장의 끝이 아닌 새로운 자금 유입의 통로로 자리 잡고 있죠. 이는 바이오 산업 생태계가 초기 투자부터 성장 자본 조달까지 단계별로 체계를 갖춰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 체계에서 초기 단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입니다. 기술 검증과 사업화 가능성을 동시에 점검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모델이 필요할 수 있고, 정부와 대형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투자 지표의 표면적 흐름에만 주목하기보다, 자금이 산업 생태계 전반에 고르게 순환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