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이 AI의 새 병목으로
AI 경쟁의 초점이 반도체에서 전력과 냉각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최근 실적 콜에서 초지능의 핵심 제약이 칩이 아니라 전력과 냉각이라고 밝혔는데요. 스페이스X는 3분기 AI 매출 75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2027년 말까지 20기가와트 전력을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발언 직후 연료전지와 소형모듈원전 관련 주가가 들썩였고, 시장은 분산형 전원을 대안으로 주목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AI 성장의 걸림돌로 전력난을 꼽았습니다.
국내 AIDC 규제 논란
정부는 연내 AI 데이터센터 전용 그리드코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그리드코드는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이 전력망에 연결될 때 전압 유지와 계통 안정을 위해 지켜야 하는 기준인데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AI 연산의 전력 변동이 전력망을 흔들 수 있다며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AIDC 특별법의 LNG 직거래 조항이 5월 본회의에서 빠지면서, 국가 전력망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접속 문턱까지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울산과 동해 등에서 기가와트급 사업이 착공 중인데, 새 기준이 적용되면 설계 변경과 완공 지연, 서버 수용 면적 축소가 우려됩니다. 1기가와트 시설에서 수용 용량이 1퍼센트만 줄어도 10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한 곳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안정성과 투자 사이
전력망 안정성 강화가 필요한 건 분명합니다. 다만 이미 설계를 마친 사업까지 소급 적용되면 투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영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력망 공급 지연으로 로턴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철수한 사례가 나왔는데요. 국내에서도 규제 적용 시점이 불명확하면 신규 투자가 미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LNG 직거래를 막고 전력망 접속 기준을 높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과기정통부가 기존 사업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전력 안정성과 AI 산업 육성의 균형이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