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과 청원, 동시에 번진 논란
경기도 재정난을 둘러싼 갈등이 사법 절차와 도민 청원으로 동시에 번지고 있습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15일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입니다.
같은 날 추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도민 청원 동의자는 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경찰은 고발장 내용을 검토한 뒤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재정 비상 선포와 12억 관사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달 5일입니다. 추 지사는 전임 도정의 지방채 발행 등으로 재정 여건이 악화됐다며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고, 도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약 5465억 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도비 12억 2000만 원을 들여 수원 광교신도시의 전용면적 156㎡ 아파트를 도지사 전세 관사로 계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재정 비상을 선언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와중에 12억 원대 관사를 마련한 셈입니다. 사세행은 이를 예산편성 권한 남용이자 도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배임 행위라고 주장합니다.
별개로 추 지사가 지난 12일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한 점도 명예훼손 혐의로 함께 문제 삼았습니다.
답변 방식 논란과 전임 지사의 반박
청원 대응을 두고도 비판이 나옵니다. 동의자가 3만 명을 넘자 경기도는 하루 만에 공식 답변을 게시했는데, 전날 대변인 서면브리핑을 그대로 인용한 수준이었습니다. 청원 시스템은 답변이 게시되면 추가 동의가 불가능해지는 구조여서, 동의자 증가를 막기 위해 서둘렀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방성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3만 명이 넘는 도민의 뜻을 분석하지 않고 브리핑으로 갈음한 것은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많은 인원이 동의했기에 빠르게 대응한 것이며, 도지사가 브리핑 내용이 본인 뜻과 같다고 해 그대로 게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침묵을 지키던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면 반박에 나섰습니다. 그는 3고 위기와 중앙정부의 긴축재정 속에서 확장재정은 빚이 아닌 미래 투자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2.86%로 전국 평균 15.52%와 서울시 21.62%보다 낮다는 지표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세수 감소는 특정 도정의 절약만으로 풀 수 없는 구조적 과제라는 입장입니다. 재정 운영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